변호사비 대납-황무성 사퇴 압박...이재명 수사 역할 분담한 검·경

2021-11-17 15:22
“화천대유 진짜 주인은 최태원 SK회장” 주장 전석진 변호사 검찰 소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이 역할을 분담해 ‘윗선’으로 의심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2일 화천대유자산관리 최대 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구속기한 만료일을 앞두고 검찰은 이 후보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경찰은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 압박 사건을 고리로 이 후보의 직권남용 혐의 입증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곽상도 전 의원의 주거지와 그가 사용하던 사무실,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15일에는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김종현)가 서울 서초동 소재 법조윤리협의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전관예우 근절을 위해 만들어진 법조윤리협의회는 전관 변호사로 불리는 공직 퇴임 변호사의 수임 사건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문제가 있는지 검토하고, 징계사유나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징계개시를 신청하거나 수사를 의뢰하는 기관이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이 후보의 재판 관련 수임 내역 자료를 확보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같은 이유로 송파세무서를 비롯한 서울 소재 세무서 4곳도 압수수색했다.

법조계는 검찰이 ‘50억원 클럽’ 의혹을 받는 곽 전 의원 소환조사 시기를 저울질하면서도, 이른바 ‘그분’으로 불리는 윗선 수사 역시 고삐를 죄고 있다고 봤다.

특히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과 일부 연관이 있다. 이 후보를 변호했던 법조인들이 민간기업 사외이사로 등재되거나,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와 자문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변호사비를 적게 받는 대신 민간기업이 급여 형태로 돈을 지급했다면 뇌물 혐의가 적용될 소지가 있다.

이 후보는 지난달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 출석해 “변호사비를 농협과 삼성증권 계좌로 다 송금했고, 그 금액은 2억5000만원이 조금 넘는다”며 “대부분 다 사법연수원 동기거나 대학 친구, 법대 친구들 이런 분들”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을 최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송병일)은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강요했는지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사장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유 전 본부장은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것 아닙니까. 시장님 얘깁니다”라고 말하며 황 전 사장에게 사표를 제출하라고 압박·종용하면서 이 후보와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도 함께 거론했다.

정 전 실장은 이 후보자가 거론한 최측근 중 한 명으로 ‘복심’으로 불린다. 때문에 대장동 개발 사업이 신속하게 이뤄지게끔 황 전 사장을 사장직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것이 이 후보가 아니냐는 의혹(직권남용 혐의)이 거세지고 있다.
 
“화천대유 진짜 주인은 최태원 SK회장” 주장 전석진 검찰 소환

한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화천대유-SK그룹 간 연관설'을 주장한 전석진 변호사를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전 변호사는 그간 화천대유 실소유주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라고 주장한 인물이다.

화천대유는 사업 초기 투자자문회사 킨앤파트너스로부터 350억여원을 투자받았다. 킨앤파트너스는 최태원 회장 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으로부터 400억원을 빌려 이 투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변호사는 최 이사장이 재무 상태가 좋지 않던 킨앤파트너스에 담보 없이 거액을 대여해줬다는 것을 근거로 화천대유와 SK그룹이 숨겨진 '특수관계'라고 주장했다. 또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에게 지급된 50억원의 퇴직금 역시 최 회장이 측근을 통해 정치권에 사면 로비를 하며 지급한 대가성 뇌물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