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먼저 잡아라… 기업간 합종연횡·에어택시 개발경쟁 치열

2021-11-16 18:40
현대차, KT·대한항공 등과 원팀 결성
한화시스템, 2023년까지 시제기 제작
KAI, 2029년까지 독자모델 선보일듯

기업들이 '하늘길' 도약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25년 상용화를 앞둔 도심항공교통(UAM)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시장 선점에 나서는 한편 도심항공 생태계 구축을 위해 힘을 합친다. 

UAM은 전기 수직 이착륙장치(eVTOL)를 이용하는 공중 교통체계를 의미한다. 일종의 '플라잉카'로 승객 수송뿐만 아니라 화물 수송과 공공 서비스 등 다양한 활용도 가능하다. 특히 도시 집중으로 심화되고 있는 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집약돼 경제적 효과 역시 상당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UAM 시장은 오는 2040년까지 국내 13조원을 포함해 전 세계 73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일찌감치부터 UAM 시장에 도전장을 내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또한 UAM 생태계 구축과 산업 활성화릉 위한 각종 실증사업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날 현대자동차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KT, 대한항공이 컨소시엄을 통해 함께 협력하기로 한 것도 그 일환이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부터 관련 전담 부서를 신설하며 UAM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사장이 사업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CES에서 UAM 콘셉트 모델 'S-A1'도 공개했다. 총 8개의 로터가 탑재됐으며 날개 길이 15m, 기체 길이 10.7m다.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탑승할 수 있다. 1회 충전으로 100㎞까지 비행할 수 있고 최고 290㎞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초기에는 조종사가 비행하지만 향후 자율주행 기술을 더해 자율 비행이 가능하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기체 인증과 운항 인프라가 갖춰진 미국과 한국을 양대 축으로 삼아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내 법인의 이름을 '슈퍼널(Supernal)'로 확정하고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그룹 UAM 콘셉트 모델 'S-A1'.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 한화시스템도 2019년 UAM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지난해 2월부터 미국의 개인항공기 전문기업 오버에어와 함께 UAM 기체 '버터플라이(Butterfly)'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버터플라이에는 대형 로터 4개가 앞뒤 날개에 장착돼 있다. 조종사를 포함해 총 5명이 탈 수 있고 시속 370㎞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2023년까지 시제기를 제작하고 2025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기체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 출신 김석균 상무와 미국 항공기업 벨에서 최주영 상무를 영입하는 등 인재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UAM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올해는 '에어모빌리티 개발센터'를 설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가스터빈개발팀장을 맡았던 류시양 상무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한화그룹은 2030년 에어모빌리티 사업부문에서 11조4000억원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다.
 

한화시스템이 오버에어사와 개발하고 있는 UAM 기체 '버터플라이(Butterfly)'. [사진=한화시스템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UAM 기체를 개발하고 있다. 항공기를 제작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2029년 독자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UAM을 통해 열리게 될 새로운 서비스 사업 분야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운송 노하우와 항공기 개발·정비를 통해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관련 시스템 개발과 여객·물류서비스 사업 모델 등의 연구를 추진한다. 롯데렌탈은 항공과 지상을 연결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도 생태계 구축을 위해 힘을 보탠다.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고 안전한 비행을 할 수 있도록 도심항공교통 기술로드맵을 마련하고 2023년까지 UAM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기성 한국무인기시스템협회장은 "새로운 교통시스템인 만큼 표준마련이 시급하다"며 "다양한 국가들 간의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