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로앤피]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언론사에게 국민들은 신뢰를 가질 수 있을까? 지난해 3월, 윤석열 검찰의 대응문건을 받아 기사로 작성했다는 의혹이 있는 언론사가 1년 반 뒤 그 대응문건에 대한 폭로기사를 '단독'으로 내보냈다면, 국민들은 그 기사나 언론사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실제로 ○○일보는 지난 해 3월, 윤석열 前총장 장모의 입장을 두둔하는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내용을 볼때, 이른바 '장모 문건'과 취지와 맥락이 일치하는 기사다. 당시 문제의 '장모문건'을 넘겨받아 기사를 작성하지 않았느냐는 의심을 사기 충분한 기사다. 이 신문사는 올해 9월초 '뉴스버스'가 고발사주 의혹을 보도하자 갑자기 태도를 바꿔 '대검이 장모 의혹 대응문건을 만들었다'는 폭로기사를 내보냈다. 법률대응문건은 물론 언론 대응문건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공수처는 지난달 23일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고발사주 의혹의 배경 중 하나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대응문건'작성 사건을 지목했다. 공수처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손준성 검사)가 지난해 3월 윤 전 총장의 장모에 대한 비리 의혹 보도가 나오자 '성명 불상 상급자'의 지시를 받아 총 3페이지의 대응문건을 작성, 권순정 당시 대검 대변인에게 넘겼다고 밝혔다.

해당 문건에는 최씨가 연루된 '성남시 도촌동 부동산 관련 사기 사건', '윤석열 X파일에 대한 정대택씨 관련 사건', '파주 요양변원 의료법 위반 사건', '양평 오피스텔 사기 사건' 총 4건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지난해 3월, 당시 MBC '스트레이트'에서 윤석열 前 총장 장모인 최은순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직후, 연일 언론에서는 최씨는 은행 잔고 증명서 위조 의혹이 보도되고 있었다. 결국 최씨는 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유죄가 인정돼 법정구속 됐다. 공수처가 작성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이 무렵 손 검사의 상급자의 지시를 받아 '대응문건'을 작성했고 이를 '카카오톡'을 통해 몇몇 기자들에게 보냈다.

권 전 대변인은 이에 대해 "관련 검찰 수사와 판결 경과, 사건 관계자의 주장을 설명해 오보에 대응한 것"이라며 "장모 사건에 대한 대응이 아닌 정상적인 대변인실 업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권 전 대변인이 대응문건을 모 신문사에 넘긴 이후 최씨를 옹호하는 내용의 기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 언론사는 '양평 오피스텔 사기 사건'에 대해 최씨가 억울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중 한 언론사는 올해 9월 검찰이 대응문건을 배포했다는 폭로기사를 실었다. 정리하면 지난해 3월 검찰의 대응문건을 받은 언론사 중 한곳이 대응문건을 폭로한 셈이다. 

대검의 불법행위도 어처구니 없지만 한입으로 두말(一口二言)한 언론도 나을 것은 없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최근 언론에서는 '하청감찰'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하청보도를 일삼았던 언론의 남의 허물을 탓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