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중국 물가 충격 생산자물가 13.5%↑ 역대 최고치 급등

2021-11-10 11:54
국가통계국 10월 CPI·PPI 발표... CPI 상승률도 연중최고치 1.5%
당국 원자재값 하락 노력 속 PPI 10월 정점 찍고 수그러들 전망
반면 CPI는 당분간 꾸준한 상승세 예상... "춘제 전후까지 지속"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에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전달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빠르게 식어가고 있는 경제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PPI 상승률 사상 최고치 경신 속 CPI도 올 들어 최고치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PPI가 전년 동기 대비 13.5% 상승했다. 이는 1996년 10월 국가통계국이 해당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던 전월 상승률 10.7%보다 높은 수치다. 11~12%를 예상했던 전문가 수치보다도 높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전력난까지 겹쳐 생산재 공급도 차질이 생기면서 PPI 상승폭이 확대됐다. 실제 석탄채굴 및 세광 업종의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03.7% 폭등했다. 전달 상승률에 비해서도 28%포인트 오른 것이다.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업, 철금속 제련가공업, 화학제품 제조업, 화학 섬유 제조업 등의 가격 상승률도 12~59.7%에 달했다. 이는 전달에 비해 3.2~16.1%포인트 오른 것이라고 국가통계국은 설명했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의 가격, 제품 출고가를 반영하는 만큼 경제 활력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선행지표다. PPI 상승률이 높아지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인플레이션에도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10월 CPI도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했다. 전월 상승률인 0.7%는 물론, 시장 예상치인 1.4%를 웃도는 것이자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전력난에 따른 전기료 인상과 폭우, 식품가격 급등이 CPI를 끌어올렸다. 전달에 비해 식품가격이 1.7% 올랐다. 특히 채소가격이 16.6%나 오르면서 전체 식품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비식품 중에서는 공업용 소비재 가격이 전달에 비해 0.9% 상승했다. 이 중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각각 4.7%, 5.2% 올랐으며 서비스업의 가격도 0.1% 상승했다.
경기둔화 속 물가 상승세...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
문제는 물가는 자꾸 오르는데 경기 성장세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전달에 이어 두달 연속 기준선 50에 미달해 경기 위축 국면을 보였다. 더 앞서 발표된 3분기 경제 성장률은 1년 만에 가장 낮은 4.9%(작년 동기 대비)까지 떨어졌다.

다만 이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원자재 가격 안정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어 PPI 상승률이 10월 정점을 찍고 수그러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최근 중국의 석탄 가격은 3주 만에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반면 지난달 말부터 주요 식품가격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줄줄이 예고한 만큼 CPI는 당분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간장 제조업체 해천미업이 이달부터 간장, 굴소스 등 자사 제품 가격을 3~7%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간식업체 차차식품, 식초 업체 항순초업, 냉동식품 업체 하이신식품 등이 모두 3~15%가량의 제품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중국 식품산업 애널리스트 주단펑(朱丹蓬)은 “식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며 내년 춘제(春節·중국 설) 전후로 곡물, 기름 가격도 한 차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자료=중국국가통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