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유럽 순방 일정 마치고 귀국길…“높아진 국격 느꼈다”

2021-11-05 01:55
이탈리아 G20·영국 COP26·헝가리 V4 일정 소화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오른쪽)이 4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한 호텔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가운데 왼쪽)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오후 헝가리 국빈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출발했다.

문 대통령은 7박 9일 간 이탈리아 로마 주요 20개국(G20)·영국 글래스고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헝가리 비세그라드 그룹(V4) 일정을 소화하고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출국 직전 자신의 SNS에 “G20 정상회의와 COP26에서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면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굳건한 지지도 확인했다. 높아진 국격만큼 국민의 삶의 질도 높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지난 2일 헝가리에 도착한 후 곧바로 2019년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방문했다.

당시 허블레아니호 유람선 침몰사고로 한국인 관광객 26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이 숨졌다.

문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깊어질수록 2년 전 목숨을 잃은 우리 국민 스물여섯 분의 넋도 덜 외로우시리라 생각한다”면서 “다시 한 번 고인들을 추모하며 수색과 구조에 힘쓰고 슬픔을 함께 나누어주신 헝가리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헝가리 방문 중 아내가 국립국가기록원에서 동해가 표시된 고지도를 기증받고, 120년 전 한국과 헝가리 사이를 잇는 귀중한 기록을 확인했다”면서 “버이 삐떼르 신부님이 남긴 일기와 저서에는 조선 사람들의 품격 있는 모습과 함께 대륙의 관문 역할을 할 부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머나먼 여정의 종착지로서 부산의 미래가 예견돼 있다”고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헝가리 방문 기간 동안 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을 비롯해 슬로바키아·폴란드·체코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하고 한-V4 정상회의 및 비즈니스 포럼 등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비세그라드 그룹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는 유럽 경제의 새로운 중심”이라며 “600개가 넘는 국내 기업이 진출해 가전, 자동차, 전기차, 배터리까지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유럽 각지를 향한 수출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V4는 유럽 내 우리의 최대 투자처로 부상했다”면서 “이번 한-V4 정상회의를 통해 과학기술, 에너지, 인프라까지 협력의 폭을 넓히기로 했고 동북아, 중앙아, 러시아, 중부유럽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신 유라시아 루트’가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헝가리는 중동부 유럽에서 우리와 가장 먼저 수교하며 북방정책의 시작점이 됐던 나라”라며 “우리 육개장과 비슷한 국민음식 굴라쉬, 언어의 뿌리,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룬 경험이 닮았고, 함께 해나갈 일도 많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노벨상 수상자를 열 세명 배출한 헝가리의 과학기술과 우리의 응용기술을 결합하면 디지털·그린 시대의 도전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야노쉬 대통령, 오르반 총리와 양국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고, 우리는 함께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