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vs 메디톡스, '끝나지 않은 보톡스 전쟁'…국내 소송 '2라운드'

2021-11-04 14:03
국내 소송 2017년부터 시작...마지막 변론기일 3월 17일 "이제 재판 속도 날 것"
대웅제약 "美 ITC 최종결정 무효화, 국내 소송에 영향 클 것"…메디톡스 “관련 증거, 판결 여전히 유효” 주장 엇갈려

[사진=대웅제약]

[데일리동방]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놓고 갈등을 빚던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결정 무효화 발표 이후 국내 민∙형사 소송 앞두고 '보톡스 균주 전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ITC는 메디톡스와 애브비가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상대로 제기한 보툴리눔 톡신 소송에 대해 미국 연방항소순회법원(CAFC) 기각 결정에 따라 최종 결정을 원천 무효화한다고 발표했다. ITC가 항소가 무의미(moot)하다며 기각에 동의한다는 견해를 밝힌 지 약 5개월 만이다.

앞서 ITC는 지난해 12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21개월간 주보의 미국 수입과 판매금지를 결정했다. 이후 2월 메디톡스와 메디톡스 미국 파트너사 앨러간,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가 3자 합의했고, 6월에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의 또 다른 미국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와도 합의를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항소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밝혔고, 메디톡스 역시 2건의 합의를 통해 미국 소송의 목적을 달성했다며 항소를 철회했다. 즉, 미국 항소법원의 항소 기각과 미국 ITC의 최종 결정 무효화는 예정된 절차였다.

하지만 이번 무효화 결정에 대해 양측은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대웅제약은 “ITC 최종 결정 무효로 미국 내 다른 재판에 결정 내용을 이용할 수 없기에 국내 소송에서도 메디톡스의 주장 근거가 매우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특히 기속력(확정 판결에 부여되는 구속력) 가능성이 차단된 점이 주목할 만하며, 톡신 제재 사업의 모든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앞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메디톡스]

반면 메디톡스는 “ITC의 최종 결정 무효는 메디톡스가 대웅의 미국 파트너사와 체결한 2건의 합의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라며 “ITC가 의견서에 밝힌 것처럼 관련 증거와 판결은 여전히 유효하므로 국내 민∙형사 소송에서 대웅의 범죄행위를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진행중인 민사 소송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메디톡스는 영업비밀 침해 및 금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현재까지 1심 진행 중이다. 2019년 7월 균주 포자 감정, 9월 전문가 감정보고서 제출 등이 이뤄졌다. 지금까지 양측 모두 ITC 소송에 집중하면서 진척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마지막 변론기일은 3월 17일이었으며, 이후 거의 매달 변론준비기일이 있었으나 새로운 얘기가 나오는 것은 없다”고 전했다.

형사 소송 역시 2017년부터 시작됐다. 메디톡스가 메디톡스에서 근무하다 대웅제약으로 이직한 이모 직원이 균주를 무단 반출했다며 대웅제약과 해당 직원을 상대로 산업기술보호법위반죄로 고소를 한 것이다. 검찰은 2019년 10월 28일 미국 현지에서의 ITC 균주 도용 소송 진행 등을 이유로 시한부 기소중지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기소중지 상태에서 지난 8월 27일 서울중앙지검의 압수수색이 있었다”며 “압수수색에서 혐의점을 찾았다면 지금쯤 추가적인 발표나 조치 등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아무런 얘기가 없는 것을 보면 명확한 혐의점 없이 무리하게 압수수색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혐의를 받는 당사자가 로그 기록 조작 등 자료 위조 혐의로 메디톡스를 역으로 고소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의 판결 내용 및 증거 자료들을 재판부에 모두 전달했다”면서 “이제부터는 재판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2건의 합의로 미국 소송의 목적을 달성했기에 항소철회를 요청한 것인데 대웅제약은 ITC가 오류로 가득 찬 자신의 결정을 무효로 했다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비상식적인 행태가 지속되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