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대선이다] 메시지 정치학···정부만 때린 첫 선대위, 이재명표 '통합·성장' 안 보였다
2021-11-04 00:00
이재명, 첫 메시지서 통합‧성장 내용 빠져
文 메시지는 '청년 일자리', 朴은 '국민통합'
文 메시지는 '청년 일자리', 朴은 '국민통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며 외친 키워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부동산 대개혁’, ‘언론개혁’이었다. 선대위 주재로 열린 첫 회의였으나, 앞서 강조한 부동산 적폐청산과 현금살포 메시지를 되풀이하는 데 그친 셈이다.
특히 김부겸 국무총리가 이재명발(發) 현금살포에 공개적으로 반대, 향후 당·정 간 극심한 갈등을 예고했다.
◆이재명·김부겸 충돌···당·정 갈등 신호탄
그는 “지금 우리 국민들의 삶을 옥죄는 어려운 부분이 바로 부동산이다. 부동산 문제의 뿌리를 들여다보면 결국 지대라고 말하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특정 소수와 부패한 정치세력들이 담합해 부를 쌓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선대위에서는 ‘부동산 불로소득은 반드시 국민에게’라는 원칙을 확고하게 지킬 수 있게 온갖 제도들을 새롭게 만들거나 보강해 달라. 이것이 1차 선대위 회의에서 첫 번째로 드리는 당부”라며 “부동산개발이익 국민완전환수제도,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공개제도, 개발부담금 증액 등 전 국민의힘 정권이 만들었던, 민간개발을 용이하게 만들었던 제도들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개정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총리는 이날 “당장 재정은 여력이 없다. 막 주머니 뒤지면 돈 나오는 상황은 아니지 않나”라고 선을 그었다. 당 안팎에선 당·정 갈등의 신호탄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이 후보는 마지막으로 면책특권을 언급하며 ‘가짜뉴스’ 근절을 선포했다. 그는 “정보 전달을 이유로 우리는 언론을 특별히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부여된 특권을 이용해 고의적으로 가짜뉴스를 살포하며 민주주의 토대를 허무는 행위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언론의 명백한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부과해야 하고, 언론의 특권이 범죄를 할 수 있는 특권,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 특권으로 변질되지 않게 하는 장치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文·朴 '청년 일자리' '국민통합' 각각 강조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선대위 첫 메시지에서 ‘청년 일자리’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첫 메시지로 구체적인 고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고용은 정부가 책임 지겠다”며 "1년에 5만명을 지원해 청년 정규직 15만명을 정부가 중소기업에 보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추가고용 지원제도는 중소기업이 청년(15∼34세) 2명을 정규직 사원으로 신규채용하면, 정부가 세 번째 채용에서 임금전액을 3년 동안 지원하는 것이다. 1년 최다 지원규모는 5만명이고, 1인당 한도는 2000만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첫 선대위 회의에서 ‘통합’을 언급하며, 갈등을 넘어선 화합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당시 “앞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발전 비전을 가지고 국민행복시대를 위해 길을 가고자 한다”며 “국민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어서 국민들께 힘이 돼 드리는 새누리당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박 전 대통령은 DJ(김대중)맨으로 불린 한광옥 비서실장을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영입해 새로운 변화를 꾀했다.
반면 이 후보가 이날 회의에서 구체적인 성장정책과 통합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중도 확장을 위한 인재영입에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부동산, 재난지원금, 가짜뉴스 근절 등은 이미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일 때부터 언급하거나 경선 과정에서 다 언급한 것”이라며 “새로운 전략이 없다는 것은 관련한 인재영입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