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방선거, 박빙 승부 속 공화당 승리 예상...트럼프 세력, 복귀하나?

2021-11-03 14:4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리전'이 트럼프 세력의 승리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주지사를 새로 뽑는 버지니아와 뉴저지주 모두에서 여당인 민주당의 패색이 짙은 상황이다.

3일(현지시간) NBC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이날 치러진 버지니아와 뉴저지주 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공화당 소속의 글렌 영킨 후보와 잭 시아타렐리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버지니아주에서는 영킨 후보와 민주당 소속 테리 매콜리프 후보가, 뉴저지주에서는 시아타렐리 후보와 민주당 필 머피 후보가 맞붙였다.

NBC에 따르면, 3일 새벽 1시 14분(우리 시간 3일 오후 2시 10분) 기준 버지니아주에서는 개표가 98%(8만2395표 미개표) 진행된 가운데, 영킨 후보가 50.9%(166만2310표)를 얻어 승리가 거의 확실시된다. 반면, 매콜리프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48.4%(158만2138표)에 그쳤다.

해당 결과가 뒤집히지 않는 다면, 사모펀드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영킨 후보가 2014∼2018년 버지니아주지사를 지낸 민주당 테리 매콜리프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 승리를 거머쥘 예정이다.

같은 날 새벽 1시 10분 기준 뉴저지주에서는 뉴저지주 개표가 81%(52만4422표 미개표) 진행된 가운데, 공화당의 시아타렐리 후보가 50.1%(113만9340표)를 득표해 당선이 유력한 상태(TOO CLOSE TO CALL)다. 머피 후보는 111만8079표를 얻어 49.1%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현직 뉴저지주지사인 민주당의 필 머피 후보는 여론 조사 내내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에, 개표 추이를 더 확인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 두 지역의 선거 양상은 사전 (현장·우편) 투표에선 민주당 후보가 선전했지만, 당일 현장 투표에서 공화당 세력이 결집하며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선거 결과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심판 여론이 보다 우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이후 각종 악재가 이어지며 국정 지지율이 하락해왔던 탓이다.

특히, 그간 언론은 버지니아주 선거 결과에 촉각을 모으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10%P(포인트) 넘게 승리하며 민주당 우위 지역으로 통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측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바이든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던 영킨 후보의 경우 '트럼프의 대리자'로 통해왔다. 지난달 26일 버지니아주를 방문해 지원 유세를 벌인 바이든 대통령 역시 그를 '도널드 트럼프의 시종'이라고 부르며 맹공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버지니아주 선거의 패배가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동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임시 예산안과 연방정부 부채 연장 한도가 다음 달 3일로 만료하는 가운데, 민주당과 백악관으로서는 2차 인프라 법안을 통과시켜야하는 부담 역시 가중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역점 정책인 해당 법안이 의회 통과에 실패할 경우, 향후 선거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언론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가 될 내년 11월 중간선거(상원 선거)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CNN은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가 대체로 민주당과 공화당의 성향과 관계 없이 대체로 야당 우위의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방송은 "버지니아주에서 1970년대 이후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야당이 주지사 선거에서 이겼다"면서 "한 번의 예외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3년에 매콜리프 후보가 승리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버지니아·뉴저지주 주지사뿐 아니라, 뉴욕·보스턴·애틀랜타·미니애폴리스 등의 시장 선거, 오하이오주와 플로리다주의 하원의원 보궐선거(각각 2석)도 함께 치러졌다.

뉴욕 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에릭 애덤스 후보가 승리해 두 번째 흑인 뉴욕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시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비(非) 백인 남성 시장이 탄생했다. 대만계 이민자 2세인 미셸 우 후보(민주당 소속)가 이날 개표 초반부터 앞서나가며 승리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