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할까] MZ세대 작가들이 바라본 웹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

2021-11-05 06:00
2022년 2월 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 전시 외부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MZ세대(밀레니얼 세대) 작가들이 웹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윤범모)은 차세대 미술을 이끌 유망 작가를 발굴하고 다학제간 협업을 지원하는 신개념 공모사업 결과전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을 지난 3일부터 2022년 2월 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공모사업 ‘프로젝트 해시태그’는 미래의 미술을 준비하는 새로운 태도와 방식을 젊은 세대와 함께 생각해보고자 하는 미술관의 고민을 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시각-중심적인 예술 형태나 시간-중심적인 예술 형식을 넘어선 새로운 플랫폼을 실험하고, 서로 다른 분야의 젊은 창작자들 간의 협업을 지원하고자 마련됐다.

공모사업의 명칭 ‘해시태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널리 쓰이는 검색용 기호이자 특정 단어에 한정한 연결고리로써, 해시태그로 연결되는 무수히 많은 게시물처럼 예측불가능하고 무한한 맥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상징한다.

2021년 공모에 참여한 80여 팀 중 치열한 경쟁을 뚫고 ‘새로운 질서 그 후...’와 ‘더 덕 어몽 어스’ 두 팀이 선발되었으며, 지난 3개월 간 창동레지던시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쇼케이스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은 웹을 둘러싼 경험과 환경의 진화에 공명하여 빠르게 변해가는 인간성에 관한 MZ세대 작가들의 질문과 비판을 공유한다.

두 팀은 코로나19 이후 현실 세계만큼 중요해진 온라인에서의 경험이 바꾸어 놓은 사회적인 규율, 윤리적인 기준, 가상세계의 새로운 감수성과 욕망의 표현 등을 다룬 프로젝트를 제안하였다.

새로운 질서 그 후..., #국립대체미술관 설치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새로운 질서 그 후...’(After New Order...·윤충근, 기예림, 남선미, 이소현, 이지수)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윤리적인 가치를 추구한 초창기 인터넷이 지닌 유토피아적 측면이 여전히 유효한지 질문하기 위해 #올해의웹사이트상 #국립대체미술관 #마이크로데이터센터 등 대안적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웹이 초래하는 문제를 웹 안의 윤리적 차원과 웹 밖의 물리적 차원에서 살펴보며 이에 대한 실천과 의문을 웹사이트, 설치, 워크숍, 출판 등 일곱 개의 프로젝트로 구체화한다.

새로운 질서 그 후...’는 ‘개방, 공유, 참여’를 기본 정신으로 삼는 웹은 국가나 성별, 장애 유무 등에 따라 여전히 불평등한 공간으로 남아 사회의 차별적 양상을 심화하고 거대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된 웹 생태계는 사용자의 주체적 정보 습득을 제한하며 웹을 수동적이고 닫힌 공간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뿐만 아니라 기록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 처리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365일 가동 중인 대규모의 데이터 센터는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환경오염을 유발한다고 짚었다.

전시장에서 #국립대체미술관은 스크린리더 프로그램을 통해 텍스트로 변환된 미술관 소장품 이미지 글들을 개방형 수장고 내 작품처럼 전시함으로써, 실제로 우리가 다루고 있는 데이터의 양의 방대함과 비인간적인 스케일을 이야기한다.

윤충근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에 올라와 있는 이미지를 대체 텍스트로 경험할 수 없다”라며 “시각 장애인의 경우 작품 감상에 제한이 있다”라고 짚었다. 이를 위해 미술관 소장품 7585점을 글로 설명하는 대체 텍스트를 직접 작성했다.

#마이크로데이터센터는 천문학적인 수와 데이터로 구성된 웹의 규모와 온라인 플랫폼을 유지‧작동시키는 초국가적 데이터센터를 시각화한 설치 작업을 통해, 무형의 온라인 활동이 실제 우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게 한다.

더 덕 어몽 어스, #에고에코-에코에코 설치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더 덕 어몽 어스’(The Duck Among Us·신희정, 이가영, 정만근, 손정아)는 온라인에서 일시적‧일회적으로 소비되는 이미지, 영상, 사운드와 같은 서브컬처(subculture, 하위문화)를 통해 발현되는 개인의 욕망 및 그 표현 양상에 주목한다.

이들의 작업에서 가상세계의 ‘오리’는 욕망과 소비, 죽음의 순환을 상징하며 가볍게 소비되는 픽셀 이미지를 대표한다.

‘더 덕 어몽 어스‘는 ”인격과 노동에 관한 전통적 가치가 붕괴하고 디지털의 관점에서 재정의되는 사회 속에서 개인은 자신의 신체를 어떻게 경험하고 사유하는가? 역병과 지구 온난화에서부터, 주식 벼락거지와 같은 디지털 혼돈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죽음·소비의 순환고리에 이르렀다”라며 ”이 순환고리의 원인이자, 이 악순환에서 벗어날 가능성으로서의 입에 집중한다”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에서 #후즈더덕어몽어스?는 먹방, 식탐의 놀이문화와 일상적인 신체의 만남을 그려낸 오리의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 설치를 통해 관람객과 만난다.

집오리, 닭, 청둥오리, 백조 꽃미남 4인방과 천재 해커 소녀가 주인공인 웹소설 #오늘은너를먹고싶어는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계급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미래SF, 첩보물, 계급투쟁, 로맨스를 다루고 있다. 한편 웹소설 #오늘은너를먹고싶어는 전시 기간 동안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에서도 연재되며 전시장에서는 작가 팬사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희정 작가는 “웹을 욕망의 창구이자 필연적으로 실패하게 되는 창구로 봤다”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 공식 누리집에서 두 팀의 온라인 콘텐츠 #올해의웹사이트상, #국립대체미술관, #무슨일사전, #무슨일선집, #오늘은너를먹고싶어, #에고에코-에코에코 등으로 접속할 수 있다. 누리집은 작가가 직접 뽑은 주제별 해시태그에 따라 작품을 재배치하여 새로운 맥락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인터뷰, 작가 노트, 제작 과정, 워크숍 등 두 팀의 프로젝트 진행 과정 또한 살펴볼 수 있다. 관객이 누리집을 이용하면서, 전시 역시 성장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에 선발된 두 팀은 MZ세대가 가장 자유롭게 활동하는 공간인 온라인을 매개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장르, 작품의 주제, 작가의 전공 등 경계선이 없다. 현대미술의 미래를 짐작하게 하는 훌륭한 전시”라며,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이 중심이 된 일상 속에서 인간적 가치란 무엇인지 질문하는 차세대 작가들의 관점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