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주요 빅테크 기업들 실적 부진에도 일제히 사상 최고치 경신

2021-10-30 08:42

애플과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도 29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89.08p (0.25%) 오른 3만5819.56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8.96p(0.19%) 상승한 4605.3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0.27p(0.33%) 뛴 1만5498.39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특히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10월 들어 6.9%, 7.2%가량 올라 월간 기준으로도 2020년 11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다우지수는 월간으로 5.8% 상승해 3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날 S&P500지수의 11개 부문 중 △임의소비재 -0.02% △필수소비재 -0.12% △에너지 -0.67% △금융 -0.43% △원자재 -0.5% △부동산 -1.19% △유틸리티 -0.63% 등 7개 부문이 하락했으며, △헬스케어 0.95% △기술주 0.43%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0.83% 등은 올랐다. 산업 부문은 보합세를 보였다.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을 기록한 애플과 아마존의 주가는 각각 1.8%, 2.1% 하락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실적 부진으로 애플 주가가 하락한 영향에 시가총액 기준 애플을 제치고 세계 최대 기업이 되며 2.2% 올랐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이폰 제조업체인 애플은 공급망 차질에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애플의 실적이 월가 예상치에 못 미친 것은 지난 201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애플의 3분기 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833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레피니티브 전망치 848억5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그러나 팀 쿡 애플 CEO는 "예상보다 큰 공급 차질에도 매우 큰 성과를 냈다"라며 애플은 4분기에도 “전년 대비 견조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애플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공급 차질이었다. 쿡 CEO는 3분기 공급 차질이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주요 제품군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로 인한 잠재적 매출액 손실분을 약 60억 달러로 추정했다. 쿡 CEO는 “코로나19에 관련해 (동남아시아) 제조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는 크게 개선됐지만 반도체 부족은 계속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부진한 3분기 실적에 애플의 주가가 하락하며 애플의 시가총액이 2조4600억 달러로 줄자 시가총액 2조490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을 제치고 세계 최대 기업이 되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주요 공휴일인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아마존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108억1000만 달러로 발표됐다. 금융정보제공업체인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분석가 전망치 1116억 달러를 하회했다. 주당 순이익 역시 6.12달러를 기록해 분석가 전망치 8.92달러를 밑돌았다. 4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전년 동기 대비 4~12% 증가한 1300억 달러에서 1400억 달러 수준일 것이라며 기대에 못 미치는 전망을 내놓았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의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13.2% 증가한 1421억 달러일 것으로 전망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4분기에도 △인력 부족 △인건비 증가 △글로벌 공급망 차질 △화물 운송 비용 증가로 수십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오름세를 기록했다. 현재 전체 S&P500 지수 중 약 절반 정도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중 80% 이상이 전문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엔젤로 쿠르카파스 에드워드 존스 투자전략가는 “물론 강한 수요 덕분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의) 역풍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왔다고 생각한다”라고 CNBC를 통해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기존 3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사회안전망 예산을 절반 수준인 1조7500억 달러로 삭감한 것 역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발 물러서며 인프라 법안의 의회 통과가 쉬워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3.6% 올랐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99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 6월부터 4개월째 같은 수준을 찍었다. 근원 PCE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관찰할 때 가장 선호하는 통계 지표다.

오는 11월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PCE 가격지수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008%p 내린 1.561%를 기록하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63% 내린 16.26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기업 실적 호조세에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 대비 11.9p(0.16%) 하락한 7237.57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7.56p(0.05%) 내린 1만5688.77에,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26.12p(0.38%) 오른 6830.34에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전장보다 16.69p(0.39%) 오른 4250.56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및 그 동맹국인 OPEC+가 감산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파트너는 “이란이 공급을 늘릴 수도 있지만, OPEC+가 생산량을 늘릴 것 같지 않아 시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유가는 27일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가 430만 배럴 증가했다는 소식에 압박을 받아왔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을 통해 다음달 8일부터 유럽에 가스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는 소식에 가스 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0.76달러(0.92%) 오른 83.57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2월물 가격은 0.06달러(0.07%) 오른 배럴당 84.38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미국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8.70달러(1.04%) 내린 1783.90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