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테슬라 아닌 페이스북 쓸어 담았다

2021-10-26 00:10
가상화폐 지갑·메타버스 이슈에 1주일간 5000만불 줍줍
성장 기대감 커져… 주간 기준 국내 투자자 순매수 1위


페이스북이 최근 가상화폐 디지털지갑을 출시하고 메타버스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주식 투자 종목으로 떠올랐다.

25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1주일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동안 페이스북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5130만 달러(약 600만원)로 순매수 규모 2위인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보다 344만 달러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왓츠앱 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만큼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자주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주간 단위로 순매수 1위를 차지한 것은 올해 들어 지난주가 처음이다. 지난 7월 12일부터 16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2091만 달러를 순매수하며 아마존(4566만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이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페이스북이 국내 투자자들의 장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긴 것은 최근 디지털 신성장 분야 전략 강화에 속도를 내려는 움직임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가상화폐 디지털지갑인 '노비'(Novi)를 출시했다. 노비는 달러 가치를 추종하는 스테이블 코인인 '팍소스 달러'(Paxos Dollar)를 화폐로 사용해 사용자들이 노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코인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조만간 회사명을 변경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페이스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역을 넘어 메타버스 시장에서의 성장 기대감이 더해진 것도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앞으로 메타버스가 크게 주목받을 것"이라며 5년 내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기업으로 바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의 주가가 최근 약세를 보인 점도 영향을 끼쳤다. 페이스북은 최근 반독점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1주당 320달러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지난 22일 기준으로는 324.61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5.05% 급락하기도 했다. 이는 올해 장 중 최고가인 384.33달러보다 15.54% 낮은 수준으로 추가 상승랠리가 진행 중이던 올해 5월 주가와 유사한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페이스북이 확장현실(XR) 플랫폼 구축을 위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기 및 콘텐츠, 플랫폼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온 만큼 관련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혜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이 가장 최근 출시한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Oculus Quest2) 출시 이전 분기당 광고 외 수익 규모는 2억~3억 달러로 매출의 약 1.5% 수준에 불과했으나 출시 이후 수익 규모가 분기당 7억~8억 달러로 확대됐다"며 "페이스북의 메타버스 기업 전환 선언은 구글과 애플의 통제 및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체 디바이스 지배력을 기반으로 자체 생태적인 형성을 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