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전망 오른 HK이노엔, 상장 후 첫 회사채 발행··· 얼어붙은 투심 극복 가능할까
2021-10-17 18:00
지난 8월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로 코스닥에 입성한 HK이노엔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금리 인상 우려로 공모 회사채에 대한 투심이 얼어붙은 가운데 자금 조달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K 이노엔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2년물 500억원, 3년물 1000억원으로 조달이 이뤄지며 오는 20일 진행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 금액은 2000억원까지 증액 가능하다.
조달 자금은 전액 금융기관 채무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HK이노엔의 최대주주인 한국콜마그룹은 과거 인수 과정에서 인수금융 6000억원을 포함해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당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씨케이엠과 HK이노엔이 지난해 합병하며 인수금융 상환 주체는 HK이노엔으로 바뀐 상태다.
HK이노엔의 차입금 규모는 올해 6월 기준으로 약 7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지난 8월 코스닥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 중 1500억원가량을 인수금융 상환에 이용하며 재무구조는 개선된 상태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 역시 현재 남아있는 약 2800억원의 인수금융 상환에 전액 사용할 계획이다. 성공적인 IPO와 함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한 만큼 자금 조달 여건은 과거보다 나을 전망이다.
다만 최근 금리 인상 움직임과 함께 공모채 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한 것은 걸림돌로 지목된다. 최근 신용등급 A 등급 회사채의 경우 미매각이 발생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수요예측을 실시한 풀무원식품의 경우 5년물 회사채 500억원 모집에서 180억원의 매수 주문만을 받았다.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코리아세븐도 500억원 모집에 100억원의 주문만 확보했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예상되며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가운데 신용도 'AA'급 미만 기업에서는 미매각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완판'이 되더라도 희망범위보다 높거나 상단에서 금리가 확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가 모태인 HK이노엔은 지난 2018년 한국콜마그룹에 편입됐다. '컨디션' 등 건강음료 부문과 함께 전문의약품, 신약개발 등으로 구성된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전문의약품 사업에서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K-CAB)이 주력 제품이다. IPO 과정에서 수요예측과 청약 흥행에 성공하며 공모가 5만9000원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지난 15일 기준 주가는 6만29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