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트렌드] 시골스러운 매력에 '푹' 빠졌다

2021-10-16 06:00

논밭과 대관람차의 낯선 조화가 촬영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촌스러움'이 개성이 됐다. '촌스럽다'라고만 여겼던 주변의 것들이 어느새 '개성이 강한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어쩌면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역병이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른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내년 예상 소비 흐름(트렌드) 핵심어로 '러스틱 라이프(시골스러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평범한 일상을 잃은 지금, 시골의 따분함에서 오히려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불편한 경험에서 매력을 느낀다. 시골스러움(러스틱 라이프)에서 위안을 얻고, 소소한 자신감과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우선 떠난다.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요즘 세대라 불리는 MZ세대 사이에서는 '촌캉스(촌+바캉스)'가 유행이다. 고즈넉한 시골집에서 편안함을 만끽하고, 새소리와 벌레 우는 소리에서 마음에 안정을 찾는다. 삭막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에서 취한다.

이미 여행 흐름(트렌드)으로 자리 잡은 체류형 여행 '한 달 살기'도 시골에서 즐긴다. 유명한 여행지가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리고 조금은 불편한 곳에 자리를 잡고 상황에 맞춰 열흘이든 한 달이든 머물려고 한다. 이외에 휴가지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워케이션을 통해서도 러스틱 라이프를 몸소 실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관광 콘텐츠도 '촌스러움'에 푹 빠졌다.

'황금 들판'과 '대관람차'의 낯선 조화를 마주하러 전국 곳곳에서 여행객이 모여들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경운기를 타고 바지락을 캐러 갯벌을 내달린 '바지락 군단'이 동요를 부르며 바지락을 캐는 영상에 전 세계가 뜨겁게 열광하고 있다.

거울을 보며 머리를 빗고, 벌레를 잡는 모습, 커피 믹스 한 잔을 종이컵에 타서 마시는 모습,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음식을 해 먹는 모습, 이를 지켜보는 동네 강아지의 모습까지 촌스러울 법한 시골의 일상에서 푸근함을 느낀다. 

업계 관계자는 "촌스러움이 '힙'해진 시대"라며 "고령화와 공동화 현상으로 시름을 겪고 있는 지자체도 '러스틱 라이프'에 주목하고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는 추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