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국감] 박수영 "대장동 민간수익 몰아주기 정황…금융회사들도 동조"

2021-10-13 09:36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대장동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금융회사들이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와 천화동인에 이익을 몰아주는 지분구조를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3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화천대유자산관리와 특정금전신탁(천화동인)은 6.9%의 보통주를 배분받았다. 특이점은 나머지 금융회사들은 모두 '비참가적 우선주'를 배분받고 확정배당률 액면가(5000원) 대비 연 25%를 명시했다는 점이다.

비참가적 우선주는 미리 정한 배당률을 초과해 배당을 받을 수 없는 우선주를 뜻한다. 사실상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금융회사들은 아무리 이익이 많이 나도 미리 정한 배당 이상의 금액을 가져갈 수 없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산업은행 컨소시엄과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의 지분율 계획에는 우선주와 보통주에 대한 언급이 없다.
 

하나은행 컨소시엄 사업계획서 일부 [사진=박수영 의원실 제공]


하나은행은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신생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리고 시행사 '성남의뜰'을 만들었다. 성남의뜰은 대장동 사업을 위해 꾸린 일회성 특수목적금융투자회사(PFV)로 국민은행·기업은행·동양생명보험·하나자산신탁 등이 참여했다.

이같은 지분구조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금융회사가 짜도록 설계됐다. 2015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발표한 '성남 대장동·제1공단 결합도시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지침' 제29조(사업계획서 평가방법)의 '사업이익 배분'에는 "공사는 임대주택용지 상당액만큼의 배당 우선주를 발행"한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컨소시엄 참여회사들이 우선주와 보통주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지분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주주간 협의로 정할 수 있었으나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하나은행 컨소시엄과 사업협약을 체결한 뒤에도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 배당을 몰아주는 구조를 수정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측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물론 금융회사들까지 본인들의 이익을 포기하고 소수의 인사들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것에 동조한 것으로 배임의 혐의가 짙은 대목"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박 의원실이 1·2종 모두 정해진 배당률을 초과해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참가적 우선주였다고 가정하고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금융회사들은 약 3757억원을 배당받고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282억원만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1종 우선주만 참가적 우선주로 바꾼 경우에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약 3543억원을 배당받을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박 의원은 "비참가적 우선주는 사업의 리스크가 클 경우 확정 배당을 받기 위해 선택하는 것"이라며 "앞서 밝힌 대로 모든 컨소시엄들이 리스크가 적고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한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금융회사들이 배당이 큰 보통주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단계부터 주주협약까지 모든 단계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금융회사들이 소수 인원들에게 배당을 몰아주기 위해 공모한 것"이라며 "누가 어떻게 연루되어 어떤 범죄이익을 획득했는지, 낱낱이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와 특검이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