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금융허브, 홍콩 지고 싱가포르 뜬다”

2021-10-12 14:21
싱가포르 '위드 코로나' 선언... 홍콩은 '폐쇄 유지'
블룸버그 "홍콩의 폐쇄 정책, 금융 허브로서 미래의 의문 제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융 허브인 홍콩과 싱가포르의 상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가 두 나라의 국제적 지위를 뒤바꿀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싱가포르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등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있는 반면,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역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 대폭 완화한 위드 코로나 방침을 잇달아 발표했다. 10일에는 내달 19일부터 백신을 완전 접종한 일부 국가의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입국 시 자가격리 요건을 폐지했으며, 앞서 지난 8월에는 단계적인 방역 완화 조치를 선언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코로나19로 인한 무기한 폐쇄 상태로 있을 순 없다”며 당분간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방역 조치 완화 정책을 되돌릴 생각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홍콩은 싱가포르와 정 반대의 입장을 지난 11일 전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단 한명의 사망자도 용납할 수 없는 중국 본토 방역 지침에 따라 홍콩에서도 지역감염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람 행정장관은 “이는 중국 본토의 관문인 홍콩의 역할 수행과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이 금융중심지로서의 역할은 잘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홍콩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이라도 미국이나 영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면 21일간의 격리가 필요하다는 지침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홍콩과 싱가포르의 상반된 방역 조치로 아시아 허브인 홍콩의 미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광둥성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니 라우 있는 홍콩 중소기업연합회 명예회장은 “홍콩이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고수하면 아시아의 국제 금융허브 자리를 싱가포르에 빼앗길 것”이라며 “5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된다면, 5년간 국경을 폐쇄할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게다가 이런 조치는 홍콩 국가보안법 및 중국의 홍콩 언론 탄압 등 상황에 따라 우려가 커진 홍콩 내 기업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여기에 홍콩 시장에서는 중국이 지난 6월 도입한 반외국제재법이 홍콩에 도입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반외국제재법은 외국 정부가 가한 제재로 중국 기업이 손해를 봤을 경우 중국 법원에 관련 제재 이행에 동참한 상대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중국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는 이 법을 홍콩까지 확대 적용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됐으나 보류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말 기준 1년 동안 홍콩에서는 모두 8만9200명의 주민이 해외로 이주했다. 이는 역대 최다 수치다. 홍콩 내 미국 기업의 수도 1267개로 3년 연속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