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 이재명 본선행 저지 나섰지만..."이미 확정"·"원칙 지켜야"

2021-10-12 00:00
이낙연 측 11일 이의 신청 서류 제출
金 "경선 결과 이의제기 우려스러워"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캠프 종합상황본부장(가운데)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를 찾아 선관위의 당 대선후보 결정 건에 대한 이의신청서 제출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재명 대선후보의 본선 직행에 제동을 걸었지만 역부족일 전망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 득표의 무효표 처리를 문제 삼아 결선 투표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이미 이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는 입장이다.

정 전 총리와 김 의원마저 민주당 원팀 구성을 위해 이 전 대표의 대승적 결단을 요구하는 만큼 결선 투표가 치러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낙연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방문, 당 총무국에 무효표 처리를 취소하고 결선투표를 실시하라는 내용의 이의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최 의원이 제출한 서류에는 '특별당규 59조 1항 유권해석에 대한 이의신청서'라고 적혔는데, 특별당규 59조 1항은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이낙연 캠프는 전날 서울지역 순회경선 및 3차 선거인단 투표 개표 결과 이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되자 긴급회의를 열고 당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기로 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중 중도사퇴한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의 득표를 무효 처리하지 않을 경우 이 후보가 누적 과반 획득에 실패,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는 게 이 전 대표 측 주장의 핵심이다.

다만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이 전 대표 측의 결선 투표 시행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선관위는 지난달에도 관련 이의제기를 수용하지 않았다. 동시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이 후보와 함께 대전현충원을 찾은 자리에서 취재진들에게 "우리 당은 어제 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재명 후보를 20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해 발표했고, 제가 추천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의 요구를 일축한 셈이다.

나아가 송 대표는 "대한민국이 헌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처럼 대한민국 집권여당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며 "이 당헌·당규는 제가 당 대표일 때 만든 것이 아니고 이해찬 전 대표 때 만들어져서 지난해 8월 이낙연 전 대표를 선출하던 전당대회 때 통과된 특별 당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전 대표를 선출하면서 같이 전 당원 투표에 의해 통과된 특별당규에 근거해 대통령선거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도 이 후보에게 "하루속히 경기도지사직을 정리하고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격적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잘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정 전 총리와 김 의원 역시 이 후보에게 힘을 실으며 이 전 대표 측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정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경선이 끝나고 본선이 시작됐다.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를, 다른 후보들께는 격려와 깊은 위로를 보낸다"며 "원칙을 지키는 일이 승리의 시작"이라고 적었다. 또 "4기 민주당 정부를 향해 함께 나아갈 때"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일은, 경선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라며 "경선을 마치고 나서 그 룰 자체를 문제 삼고자 하는 일은 오로지 민주당의 분란을 낳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정한 룰대로 계산했을 때 이재명 후보가 최종 승자로 정해졌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며 "이낙연 후보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