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시아파 모스크서 폭탄테러…IS-K "우리가 배후"

2021-10-09 09:02
사상자 100여명…최소 46명 사망

8일(현지시간) 강력한 폭발이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의 한 모스크(이슬람사원) 밖에 핏자국이 남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슬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회교사원 폭탄테러를 자행해 최소 46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도 143명에 이른다. 이슬람 예배일인 금요일이라 모스크 내부에 사람들이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져 사상자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오후 북부 쿤두즈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금요예배가 진행되던 도중 폭발이 일어났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자살폭탄 테러로 쿤주드의 시아파 회교사원은 창문이 모두 깨지고, 천장은 그을음으로 가득했으며 바닥 곳곳에는 휘어진 철제 구조물들이 즐비했다.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 측도 폭발 사실을 확인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 "시아파 동포들의 모스크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며 "그 결과 다수의 동포가 순교하고 부상했다"고 밝혔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AP통신에 "현장에 특수부대 요원이 도착했고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IS의 현지 분파 조직으로 알려진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은 이날 저녁 SNS를 통해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이번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IS-K는 성명에서 "순교자는 탈레반이 추방하려고 한 위구르족 무슬림"이라며 "모스크에 모인 시아파들 사이에서 자폭 조끼를 작동시켰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는 인구의 85~90%가 수니파로 분류된다. 인구의 10~15%밖에 되지 않는 시아파는 종종 다수의 수니파로부터 차별을 받아왔다. 특히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IS는 시아파를 배교자라고 부르며 시아파 주민 등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테러를 감행해왔다. IS-K는 지난 8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동부 잘랄라바드와 수도 카불을 중심으로 여러 테러를 벌여왔다. 

미국은 이날 회교사원 테러를 비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아프간 인민들은 테러에서 자유로운 미래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