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전환 명과 암] 커지는 문화의 사회적 가치와 풀어야 할 과제

2021-10-08 06:00
황희 장관 ”포용적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디지털 전환에는 공동의 노력 필요”
복잡해진 저작권 문제...권리자·일반인·사업자 등 함께 고민

확장 가상 세계에서 열린 문체부 ‘문화정보화협의회‘ [사진=문체부 제공]


“전 세계적인 보건위기 속에서 문화의 사회적 가치와 역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디지털 기술은 세계가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협력과 연대를 통해 다양성을 보호하며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7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문화장관회의’에 참석해 ‘문화 분야의 디지털 전환과 새로운 기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실감 콘텐츠 전시 등 문화예술 분야 ‘디지털 뉴딜’ 계획을 포함한 한국의 선도적인 디지털 문화정책을 소개해 디지털 전환에 높은 관심을 보인 참가국의 큰 호응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해 각계각층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 중에서 문화는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빠른 편이다.

전 세계인이 동시에 즐겨보는 드라마가 된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 그 단적인 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파급력이 큰 문화는 전 세계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할수도 있다.

황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문화장관회의’에서 “세계가 직면한 불평등을 극복하고, 포용적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디지털 전환에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발언했다. 이는 각료 선언문에도 반영됐다.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것처럼 디지털 전환은 풀어야 할 숙제를 남겨 놓고 있다.

저작권 문제가 시급하다. 워너비인터내셔널은 지난 5월 31일 이중섭 ‘황소’, 박수근 ‘두 아이와 두 엄마’, 김환기 ‘전면점화-무제’의 디지털 예술품에 대한 대체불가토큰(NFT) 작품 온라인 경매를 열겠다고 밝혔다가 이틀 만에 취소했다.

당시 박수근 화백의 유족과 환기재단 등의 저작권자들은 저작권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환기재단 측은 “김환기 화백 관련 상표권 및 지식재산권 일체를 보유한 기관으로서 대체불가토큰 작품 제작·경매를 위한 저작권 사용을 어떤 기관에도 승인한 바 없다”라며 “워너비인터내셔널이 제시한 작품 이미지는 김환기 공식 기록 보관소(아카이브)에 등재되지 않은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미술 등 저작물을 대체불가능토큰 기반의 창작물로 전환할 때는 사전에 저작권자의 양도 및 이용허락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현재 대체불가능토큰 거래소를 통해 판매되는 대체불가능토큰 미술저작물 등은 저작권자의 양도 및 이용허락 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매 등을 통해 거래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나섰다. 문체부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미술 등 저작물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다각적으로 논의하고 대처하기 위해 해당 저작권단체·예술단체·사업자·전문가와 협조해 침해 규모를 조사하고 지속해서 점검(모니터링)하고 있다.

한편, 대체불가능토큰 거래를 저작물 또는 저작권 거래의 유효성과 연계하는 문제는 기존 제도와의 조화 방안, 다른 블록체인 기술 정책과의 연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수행하고 있는 ‘인공지능 및 데이터베이스 등 기술변화에 대응하는 저작권법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학계와 현장 전문가로 구성된 논의체를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각 주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문체부는 권리자, 일반인(소비자),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대체불가능토큰 미술작품의 유통·활용 시 주의사항에 대한 교육과 홍보 등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