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 2026년까지 25%로 상향…전기요금 상승 촉각

2021-10-06 18:51
"REC 수급여건 개선…기술혁신·규모의 경제로 비용 줄어들듯"

[사진=인천시 제공]

국내 대규모 발전소에 적용되는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화(RPS) 비율이 매년 2~3%씩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9%에서 내년에 12.5%로, 2026년부터는 25.0%로 상향 조정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이하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개정안에서는 지난 4월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으로 RPS 비율 상한이 기존 10%에서 25%로 확대됨에 따라 연도별 의무비율을 대통령령 위임으로 명시했다.

RPS의 대상은 500MW 이상의 발전 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다. 이들은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해야 한다.

2012년 제도 도입 당시 RPS 비율은 2%로 시작해 매년 조금씩 상향됐다. 올해는 9%까지 높아졌고 2022년부터는 10%로 고정돼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이 비율을 내년에 12.5%로 상향 조정한 뒤 2023년 14.5%, 2024년 17.0%, 2025년 20.5%, 2026년부터는 25.0%로 단계적으로 올리도록 규정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신재생 발전 비중 확대, 신재생공급인증서(REC) 초과 공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도별 의무비율 초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RPS 비율 상향 조정으로 중소 신재생 발전사업자들이 안정적 사업 추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발전사들이 RPS 의무비율을 채우지 못하면 중소 신재생 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그 비율에 해당하는 용량만큼 REC을 구매해야 한다. REC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공급했다는 인증서다. 일종의 보조금 제도인 셈이다.

최근 몇 년간 태양광 설비가 늘어나면서 REC 발급량이 수요를 초과했고, REC 가격이 급락해 시장에 팔지 못해 남아도는 REC가 발생했다. 이번 개정으로 산업부는 신재생에너지 REC 수급 여건이 개선되는 것을 기대했다.

반면 한국수력원자력 등 한전 자회사를 비롯해 지역난방공사, SK E&S 등 발전회사들은 개정안에 맞춰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한전 자회사들의 RPS 비용이 올라가면 기후환경 비용도 늘어나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전의 RPS 비용은 2016년 1조4104억원에서 2020년 2조247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는 6월 말까지 이미 1조6773억이 투입됐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그간 의무비율이 1%포인트 증가할 때 RPS 이행비용 증가액은 오히려 감소했다"면서 "신재생에너지 기술혁신에 따른 발전원가 하락과 프로젝트 대형화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로 인해 의무비율 상한이 RPS 이행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입법 예고와 함께 관계기관 의견 수렴,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논의 동향 등을 반영해 연내 의무비율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