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는 與 경선] 2차 슈퍼위크 공개 앞둔 민주당...치열해지는 명·낙 난타전

2021-10-01 08:00
이재명·추미애 "대장동 이슈, 민주당에 호재"
이낙연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발생...짐 될 것"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가리기 위한 여당 경선의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오는 3일 2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 공개를 앞두고 제주와 부·울·경, 인천 지역 민심 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여당 내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불거진 '대장동 특혜 의혹'을 두고 치열한 기 싸움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재명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국힘 공격 않고 날 공격"...이낙연 "공격 안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TV조선 주관으로 열린 TV토론회에서 이 지사를 겨냥해 "(저라면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초과이익이 예상된다거나 만약에 생길 경우 이를 환수하는 장치를 붙였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께서 수년 동안 '모범적인 공영개발이었다'고 하다가 이번 달 17일에 처음으로 '토건 비리를 발견하셨다'고 했는데 그럼 처음부터 비리가 있었다는 얘기냐. 근데 어찌하여 17일에 처음 아신 거냐"고 따져 물었다.

주도권 토론을 진행 중이었던 이 지사는 "저한테 질문할 일이 아니다. 제가 물어보겠다"며 여수 경도 개발사업을 언급, "(이 전 대표가 전남도지사 시절) 전남에서 이 사업을 해서 사업자를 공모했으면 하다못해 500억원이라도 건지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그건 상황이 다르다"라며 "그렇게 투자자가 많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거기 아파트, 생활형 숙박시설 분양 특혜 보도도 있던데 아무 문제 없느냐"고 되물었다.

이 전 대표는 "그렇지 않다. 대장동처럼 한쪽 땅은 182대 1, 한쪽은 수의계약 그런 일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이 지사는 "후보님은 이런 민·관합작 사업을 하긴 할 텐데 초과이익 환수장치를 만들 것이라는 얘기냐"라고 질문했다.

이 전 대표가 긍정하자 이 지사는 "제가 그걸 해봤다"며 "해봤지만 비용은 얼마든 부풀릴 수 있구나 느꼈다. 그래서 아예 최대치로 예상 순익의 70%를 환수한다고 한 것인데 이게 제가 잘못했다는 말씀이냐"고 거듭 물었다.

이 전 대표는 "아니다. 그것보다 초과이익이 더 생겼을 때 환수장치가 있음직했다는 것"이라고 정정했다.

이어 이 지사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 누가 고문하면서 몇억원씩 받았다, 누가 집을 사줬다는 등 사실은 이미 확인된 심각한 문제"라며 "저에 대해서는 언론들이 증거 없이 추측으로 마구 공격하고 있다. 그럼 (이 전 대표는) 민주당 후보로서 국민의힘을 공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곽상도 의원에 대해서는 제가 매번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했고 제가 이재명 후보에 대해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며 "'9월 17일에 어떻게 알고 그 이후에 뭐했느냐'고만 물었다. 보도되는 것에 대해 언급한 적 없다"고 즉답했다.

그럼에도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뭔가 있는 것처럼 연기를 피우는 게 의혹을 확장시키는 것으로 국민이 생각한다"고 힐난했다.

이어 "제 산하 수천 명 직원이 제 손을 떠난 다음에 문제 생긴 데 대해 저에게 문제를 제기하시면 제가 사익을 취한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제 선거를 도와줬느냐 아니면 제 정치사무소 집기 사는 것을 도와줬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제가 어떤 사람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느냐"고 반문했고 이 지사는 "제 주변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셨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응수했고 이 지사는 "(제 주변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시느냐"고 물었다. 이 전 대표는 "(문제가) 없다가 아니라 그런 적 없다"고 일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왼쪽)가 지난달 28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참석,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명·낙 '대장동 전투'에 추·박 참전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대장동 특혜 의혹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한편, 나머지 두 후보도 명·낙(이재명·이낙연) 대전에 참여했다.

'이슈 O·X'코너에서 '대장동 이슈, 민주당에 호재다'라는 질문에 이 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O', 이 전 대표와 박용진 의원이 'X'를 든 것이다.

추 전 장관은 "사실은 국민들께서 지대개혁이라고 하면 잘 와닿지 않았다. 그런데 대장동 사건을 보면서 검찰과 언론, 그리고 법조와 정치, 재벌 카르텔을 보고 '아 추미애가 평소 지대개혁, 지대개혁 하더니 이런 사태를 미리 예견했구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부동산 토지 집중을 막아야 한다, 지대개혁을 해야 한다고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지사는 "보신 것처럼 공공개발을 막고 민간개발해 100% 이익을 취하려고 했던 세력이 국민의힘"이라며 "그걸 공공개발해보겠다고 5년을 싸워온 게 저 이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걸 끝까지 막아서 결국 민간이 개발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게 한 게 국민의힘이고 투기 이익을 취한 것도 국민의힘이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공공개발 꼭 해야 하는구나. 이재명 열심히 했구나. 이재명 괜찮겠구나'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대장동 사건은) 우선 진상 규명하기가 만만찮은 일"이라며 "그것이 문재인 정부 시기에 있었다는 것이 큰 짐이고 또 하나는 우리 이재명 지사께서 성남시장을 하실 때 생긴 일이라 그것도 짐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최소한 호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박 의원도 "국민들 표심을 두고 논란을 호재로 평가하거나 진영논리로 나누는 것은 국민들에게 실례"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추 전 장관과 박 의원은 지난달 28일 저녁 SBS가 주관한 TV 토론회에서도 '대장동 전투'에 참전했다.

추 전 장관은 대장동 의혹을 거듭 문제 삼고 있는 이 전 대표를 겨냥해 명·추(이재명·추미애) 공동 전선을 형성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쿵짝이 돼서 '이재명 게이트'로 몰려고 시도한다"며 "우리 후보를 향해 불안한 후보라는 말씀을 하는데 비겁한 네거티브 방식"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대장동에 들은 게 많다면서 말을 아끼는데, 이재명 후보와 그 측근을 의심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50억원 퇴직금을 받았는데, 준 사람이 누군지 이유는 뭔지 밝혀져야 할 게 많다는 취지"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추미애 후보께서는 제게 '내부 총질하지 말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왜 저한테 그렇게 내부 총질을 많이 하시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반면 박 의원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여야 모두를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으며 이 전 대표와 입장을 같이했다.

그는 대장동 의혹을 1991년 발생한 수서지구 택지공급 비리 사건에 비유하며 "썩은 악취가 진동한다. 제2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인 줄 알았더니 더 나아가서 제2의 수서 사태에 맞먹는 정관계 로비 부패의 아수라장"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에게 "30년이나 지났는데 대한민국이 이 모양 이 꼴이라는 안타까움이 든다"며 "여야 불문, 정·재계 불문, 불법 관련인들을 싹 다 잡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저도) 완전히 견해가 같다. 저도 큰 충격을 받고 있다"며 "문자 그대로 복마전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서는 "대장동 땅이 낳은 황금알이 소수 카르텔에 넘어가고, 서민 주거 안정과 공익성이 증발한 아쉬움이 있다"며 "대장동 사업을 설계하고 주도했다고 여러 차례 말했는데, 어떤 공공성을 확보했느냐"고 물었다.

이 지사는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공공사업을 하는 것이 최고의 공공성"이라며 "최소한 대장동은 5500억원 이상을 환수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8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경선 후보.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