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코로나에 대학가 터줏대감도 방 뺀다
2021-09-30 16:43
고려대 인근 인쇄소 '후문사', 30년 해온 장사 접을 고민 중
비대면 수업으로 대학가 찾는 손님 끊긴 상가... 공실률 증가
전문가 "코로나 끝나면 다시 채워지겠지만... 지금은 버텨야"
비대면 수업으로 대학가 찾는 손님 끊긴 상가... 공실률 증가
전문가 "코로나 끝나면 다시 채워지겠지만... 지금은 버텨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각 대학의 비대면 수업이 계속되자 대학가 주변에 학생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학생들이 모습을 감춘 대학가. 수십 년 동안 고려대학교 후문을 지켜온 인쇄소도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3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근에 후문사를 비롯한 인쇄소 두 곳을 운영 중인 A씨는 “학생들이 비대면 수업이라 학교를 잘 안 나오니 ‘후문사’ 폐업을 고려 중이다. 아직 어떻게 될지 몰라서 정확히 말씀은 못 드리겠다”고 밝혔다.
후문사는 고려대학교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졸업 논문 등 중요한 인쇄물이나 강의 자료, 과제 등을 인쇄하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일부 학과는 아예 ‘후문사’에서 수업이나 시험 관련 자료를 준비하도록 안내하기도 했다.
고려대 졸업생 장모씨는 “위치가 좋았다. 후문 바로 앞에 있어서 수업 들으러 가다가 급하게 출력하곤 했다. 언제나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회상했다. 2019년도에 고려대를 졸업했다는 박모씨 역시 “고려대 학생이라면 유명해서 다 아는 곳이다. 지나가면서 한 번씩 다 방문해봤을 것”이라고 전했다.
30년 이상 후문사를 운영해온 A씨는 고려대 학생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A씨는 고려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고대생들은 딴 곳 학생들보다 많이 착하다. 처음 일할 때에는 시골에서 올라와서 사투리 쓰면서 순둥이인 학생들이 진짜 많았다. 지금은 좀 깍쟁이들이 많고 서울 학생들도 많아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졸업생이 취업 후 부족했던 인쇄비를 뒤늦게 지불한 적도 있다. A씨는 “아침에 출근해서 셔터 문을 열었는데 봉투 하나가 있었다. 그 안에 ‘사장님 경영대 나온 학생인데, 지금은 직장을 다니고, 학교 다닐 때 돈을 적게 낸 적이 많다. 당시에는 자기가 너무 어려워서 그랬다'고 너무 죄송했다면서 만원을 동봉해서 뒀더라. 그걸 아직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하자 각 대학은 비대면 수업을 실시했고, 고려대 역시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의 발길이 끊기자 자연스럽게 후문사에도 손님이 줄기 시작했다. 여기에 강의 자료를 인쇄하는 대신 태블릿PC나 노트북 등 전자 기기를 이용해 강의 자료를 보는 학생이 늘기 시작한 영향도 받았다.
18학번인 고려대 재학생 김모씨는 “1학년부터 방문했던 곳이다. 사장님이 정이 많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수업하고는 방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후문사 폐업 소식을 접한 졸업생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누리꾼은 본인 SNS를 통해 “이곳에 가면 늘 계시던 생활의 장인 두 분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떠나신다는 소식에, 요 며칠 많은 분들이 인사하러 가서 서로 눈시울을 붉히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다른 누리꾼은 '후문사 폐업'이라는 글을 통해 "추석 연휴 직전만 해도 아무 말씀 없으셨다. 단순한 복사집이 아니라, 내 대학원 생활 10여년을 설명할 수 있는 곳이다. 사장님과 선결제 장부 정산 문제를 얘기하고 나오는 데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A씨 사례처럼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학가에는 최근 공실 바람이 부는 중이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 2분기와 2021년 2분기 서울 중대형 상가공실률은 평균 40% 증가(6.9→9.5%)했고,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평균 2.7배(2.4→6.5%)나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대학가인 신촌·이대 인근 소규모상가 공실률은 0%에서 7.2%로 증가했고, 홍대·합정은 6.1배(3.7→22.6%)나 공실률이 늘었다. 성신여대 인근 상가 공실률도 0%에서 16.3%로 뛰었으며 0.5%였던 경희대 인근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3%로 4.6배 늘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 이후 정상화되면 6개월 이내에 다시 상가가 다 채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지금은 지원금 등 말고는 소상공인이 버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면 장사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공실률은 계속 커질 것이다.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상공인은 버티거나 상가에서 나오는 방법뿐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후문사는 고려대학교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졸업 논문 등 중요한 인쇄물이나 강의 자료, 과제 등을 인쇄하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일부 학과는 아예 ‘후문사’에서 수업이나 시험 관련 자료를 준비하도록 안내하기도 했다.
고려대 졸업생 장모씨는 “위치가 좋았다. 후문 바로 앞에 있어서 수업 들으러 가다가 급하게 출력하곤 했다. 언제나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회상했다. 2019년도에 고려대를 졸업했다는 박모씨 역시 “고려대 학생이라면 유명해서 다 아는 곳이다. 지나가면서 한 번씩 다 방문해봤을 것”이라고 전했다.
30년 이상 후문사를 운영해온 A씨는 고려대 학생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A씨는 고려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고대생들은 딴 곳 학생들보다 많이 착하다. 처음 일할 때에는 시골에서 올라와서 사투리 쓰면서 순둥이인 학생들이 진짜 많았다. 지금은 좀 깍쟁이들이 많고 서울 학생들도 많아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졸업생이 취업 후 부족했던 인쇄비를 뒤늦게 지불한 적도 있다. A씨는 “아침에 출근해서 셔터 문을 열었는데 봉투 하나가 있었다. 그 안에 ‘사장님 경영대 나온 학생인데, 지금은 직장을 다니고, 학교 다닐 때 돈을 적게 낸 적이 많다. 당시에는 자기가 너무 어려워서 그랬다'고 너무 죄송했다면서 만원을 동봉해서 뒀더라. 그걸 아직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하자 각 대학은 비대면 수업을 실시했고, 고려대 역시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의 발길이 끊기자 자연스럽게 후문사에도 손님이 줄기 시작했다. 여기에 강의 자료를 인쇄하는 대신 태블릿PC나 노트북 등 전자 기기를 이용해 강의 자료를 보는 학생이 늘기 시작한 영향도 받았다.
18학번인 고려대 재학생 김모씨는 “1학년부터 방문했던 곳이다. 사장님이 정이 많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수업하고는 방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후문사 폐업 소식을 접한 졸업생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누리꾼은 본인 SNS를 통해 “이곳에 가면 늘 계시던 생활의 장인 두 분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떠나신다는 소식에, 요 며칠 많은 분들이 인사하러 가서 서로 눈시울을 붉히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다른 누리꾼은 '후문사 폐업'이라는 글을 통해 "추석 연휴 직전만 해도 아무 말씀 없으셨다. 단순한 복사집이 아니라, 내 대학원 생활 10여년을 설명할 수 있는 곳이다. 사장님과 선결제 장부 정산 문제를 얘기하고 나오는 데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A씨 사례처럼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학가에는 최근 공실 바람이 부는 중이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 2분기와 2021년 2분기 서울 중대형 상가공실률은 평균 40% 증가(6.9→9.5%)했고,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평균 2.7배(2.4→6.5%)나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대학가인 신촌·이대 인근 소규모상가 공실률은 0%에서 7.2%로 증가했고, 홍대·합정은 6.1배(3.7→22.6%)나 공실률이 늘었다. 성신여대 인근 상가 공실률도 0%에서 16.3%로 뛰었으며 0.5%였던 경희대 인근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3%로 4.6배 늘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 이후 정상화되면 6개월 이내에 다시 상가가 다 채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지금은 지원금 등 말고는 소상공인이 버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면 장사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공실률은 계속 커질 것이다.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상공인은 버티거나 상가에서 나오는 방법뿐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