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강화”…청년 자립지원 나선 식품·외식업계

2021-09-29 15:31
청년층 고용률 G5국가보다 14.6% 낮아…청년 체감실업률 25.1%
하이트진로, 광주에 청년 자립 지원사업 ‘빵그레’ 2호점 시범운영
농심, 식품업계 최초 귀농 청년 농부 도와…수미감자 230t 구매도
BBQ, 청년 창업 지원…피자알볼로, 보호종료아동에 상품권 지급

빵그레 광주점 자활근로 청년 직원이 빵을 포장하고 있다.[사진=하이트진로]


식품·외식업계가 청년 자립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이다. 청년층은 코로나19 사태 속 고용 충격이 가장 큰 연령대 중 하나다. 어려운 시기에 청년 지원은 ‘착한 기업’ 이미지를 부각하기 좋은 무기다. 이 때문에 식품·외식업체들은 생필품 제공이나 창업 교육 등의 형태로 청년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29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2.2%로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 G5국가 평균인 56.8%보다 14.6%p 낮았다. 한국의 청년 경제활동참가율(46.4%)도 G5국가 평균(62.5%)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로, 청년 체감실업률이 25.1%에 달했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지난 8월 취업을 위해 학원에 다니는 등 이른바 비경제활동인구가 사상 최대로 증가했다. 30대 취업준비자는 17만9000명으로 1년 전 15만3000명 보다 16.9%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식품·외식기업들은 사회에서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청년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통해 윤리적인 기업 이미지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전날 광주광역시 동구 서석동에서 베이커리 카페 ‘빵그레’ 2호점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정식 오픈은 다음 달 중이다. 빵그레 사업은 지난해 하이트진로와 공공기관이 청년들의 자립과 꿈 실현을 돕기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다. 지역 내 저소득 청년들에게 제빵과 바리스타 관련 기술을 교육하고 일정 기간 직접 카페를 운영하도록 해 독립 기반을 만드는 게 목표다. 하이트진로는 빵그레 2호점 운영을 위해 △매장 임대료 △운영에 필요한 차량 △초기 인테리어 및 장비 구입 비용 △매장 운영 전문 매니저 인건비 등을 지원하며 지원 규모를 이전보다 확대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100년 기업으로서 우리 사회의 미래인 청년들이 꿈을 갖고 사회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귀농 청년 농부 지원에 나섰다. ‘청년수미’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청년수미는 농심이 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파종에서 수확,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귀농 청년 농부를 지원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7월에는 귀농 청년 농부들이 수확한 수미감자 230t을 구매했다. 농심은 구매한 수미감자를 수미칩 생산에 사용 중이다. 농심은 올해 총 10명의 청년농부를 선정하고 재정적 지원은 물론 수확관리, 판로확보, 교육 등을 지원했다. 특히 파종 전 사전 계약으로 선급금을 지급해 청년농부들이 안정적으로 영농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또 씨감자 보관과 관리법, 파종시 현장 점검을 하는 등 전반적인 영농 관리 교육도 진행했다. 수확기에는 담당자가 현지에 상주해 감자의 품질을 관리했다.

제너시스비비큐(BBQ)는 어려운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청년 스마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BBQ의 포장 및 배달 전문 매장(BSK)을 청년들이 직접 운영하고 스스로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최종 200팀을 선발해 교육을 진행했다. 최근 청년 스마일 프로젝트의 첫 번째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피자알볼로는 이제 막 성인이 된 청년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피자알볼로는 작년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센터’와 협약을 맺고 매달 보호종료아동들의 자립을 위해 구성된 키트를 전달하고 있다. 키트는 피자알볼로 상품권 및 1인당 20만원 상당의 물품으로 구성된다. 매번 다른 테마로 청년들에게 필요한 물건이 제공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수 기업들이 경제난 및 취업난 등으로 지친 요즘 청년들에게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기업의 또다른 역할로 보고 있다”며 “물질적 지원부터 취업 및 창업까지 다양한 형태로 청년 지원 사업을 펼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