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회관, 시민단체에 점거 당해…탄소중립·NDC 간담회 ’돌연 무산’

2021-09-28 18:30
탄소중립위와 공동 주최...기후위기비상행동과 장시간 대치, 행사 관리 '오점'

국내 경제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시민단체들의 점거 사태로 행사를 취소하는 굴욕을 맛봤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와 함께 주최한 간담회란 점에서 중요한 행사 관리에 오점을 남겼다는 평가다. 

28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탄소중립위와 공동으로 열 예정인 ‘2050 탄소중립 및 2030 NDC 관련 업계 간담회’가 시민단체인 ‘기후위기비상행동’의 돌발 시위와 점거 사태로 인해 전격 취소됐다.

이날 회의에는 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를 비롯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LG화학 등 국내 대표기업 관계 임원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탄소중립위에서도 윤순진 공동위원장과 김정인 경제산업분과위원장 등이 참석해 산업계와 진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었다.

하지만 간담회 시작 전 기후위기비상행동이 행사장인 대한상의 회관 1층 EC룸을 점거하면서 경제단체와 산업계, 탄소중립위 관계자 대부분이 간담회장에 입장조차 하지 못했다.

시민단체는 ‘20개 기업, 탄소배출 60% 차지, 2030 탄소감축 발목 잡는 산업계를 규탄한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장시간 주최 측과 정면 대치했다.

이들은 행사 시작을 앞둔 3시 30분께 경찰의 퇴거명령에 불응, 계속 시위와 점거를 이어갔다. 결국 경찰이 강제연행을 선포하면서 사태는 진정됐지만 50여분이나 행사가 지연되면서 산업계와 탄소중립위원 관계자들은 하나둘 행사장을 떠났고, 결국 행사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대한상의 측은 간담회를 전면 취소했다.

애초 산업계는 이날 감담회를 통해 △현실적인 2030 NDC 수립 △탄소중립 기술개발, RE100 이행 등에 대한 지원 △해외감축실적 적극 활용 등을 탄중위에 건의할 계획이었다. 

탄소중립위 역시 이날 제기된 산업계 의견을 검토한 뒤 다음달 말 수립 예정인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NDC에 반영할 예정이었으나 간담회가 무산되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탄소중립위원회와 산업계 관계자들이 어렵게 시간을 냈는데, 시민단체의 기습 시위와 점거로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행사를 도저히 열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조만간 일정을 조율해 다시 간담회를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