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경영자의 미래 준비는?···김동관은 '우주'·정기선은 '수소'

2021-09-29 05:05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스페이스 허브' 출범···민간우주사업 모델 추진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미래위원회' 인원 대다수 수소 로드맵 실무

국내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속 주요 먹거리가 될 수소와 우주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연스레 이 같은 성장동력을 담당하는 재계의 '뉴리더'와 그들이 직접 이끄는 관련 조직도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향후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신규 사업은 대부분 MZ세대(1980~2000년생) 경영인들이 담당하고 있다. 오너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38)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39)이 대표적이다. 

이들 MZ세대 경영진은 신사업의 발굴·투자에서 새로이 조직을 만들고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유사한 면이 있다. 기존 사업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 유연한 조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김 사장은 올해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기 임원을 겸임하면서 한화그룹의 우주 사업을 이끌게 됐다. 곧바로 그는 그룹 여러 계열사로 흩어져 있던 우주 관련 핵심 기술을 한데 모으는 '스페이스 허브' 조직을 출범시켰다. 또 스페이스 허브의 초대 팀장으로 방향키를 잡았다.

스페이스 허브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들이 중심으로, 한화시스템의 통신·영상장비 인력, ㈜한화 무기체계 분야별 전문인력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과 허브 참여자들은 해외 민간 우주사업 경향을 분석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한화솔루션의 기술과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미국 수소·우주용 탱크 전문업체 시마론의 기술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김 사장은 ㈜한화 전략부문장을 겸직해 그룹의 비전을 제시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우주뿐 아니라 그룹의 수소 사업 등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동원 한화솔루션 사장.[사진=한화그룹 제공]

정 부사장은 2017년부터 신사업을 육성하는 현대중공업지주그룹 경영지원실장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현대중공업그룹 선박해양영업 대표이자 현대중공업지주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동시에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위원회를 이끌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9월 미래사업을 육성하는 미래위원회를 발족시켰다. 미래위원회 위원장은 정 부사장이 직접 맡았다. 이 위원회는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30대 과장·대리급 직원 30여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신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일종의 브레인스토밍 조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소 사업 로드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3월 수소 사업 비전을 담은 '수소드림 2030 로드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각 계열사의 인프라와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 생산·운송·저장·활용에 이르는 '수소 가치사슬'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위원회는 수소 로드맵이 발표되는 3월 해산했다. 하지만 관련 인원 상당수는 각 계열사에서 수소 로드맵 관련 실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담당했던 정 부사장은 그룹의 수소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새로운 조직을 신설·운영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DT) 등도 MZ세대 뉴리더의 관심사로 보인다. 김동관 사장과 함께 한화그룹 오너 3세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회사의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달 열렸던 코로나 H2 비즈니스 서밋에서 젊은 오너 3~4세 경영자들이 사업 대표자로 참석했다"며 "미래 성장동력을 젊은 후계자에게 맡겨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