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IPO 열풍, 하반기에도 이어간다
2021-09-27 07:00
높은 문턱에 상장 철회 사례도 이어져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흥행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기초 의약물질 및 생물학적 제제 제조업체인 바이오플러스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 첫 입성한다.
바이오플러스는 고분자 생체재료 기반의 의료기기와 바이오 제품 전문기업이다. 미용성형 제품인 더말필러와 메디컬디바이스 분야의 유착방지제, 관절조직수복재 등이 대표 제품이다.
바이오플러스의 상장을 주관하고 있는 키움증권은 “5개 기업의 일반 공모 청약이 동시에 진행돼 투자금이 한정된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이 바이오플러스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다음날인 28일에는 프롬바이오가 코스닥 상장 대열에 합류한다. 건강기능식품 업체인 프롬바이오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85.7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는 1만8000원으로 결정됐다.
차바이오텍은 계열사 차백신연구소의 코스닥 상장 일정을 재조정했다. 이번 조정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에 맞춰 투자위험요소에 관한 내용을 기재 정정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차바이오텍에 따르면 당초 9월 1~2일로 예정된 수요예측은 10월 5~6일에, 9월 7~8일로 예상됐던 일반 청약은 10월 12~13일에 진행된다.
총 공모주식수와 공모예정가는 기존과 동일하다. 총 공모주식수는 395만주이며, 희망공모가는 1만1000~1만5000원이다.
차백신연구소 염정선 대표는 “금융당국에서 투자 리스크에 대한 부분에 대해 보강 요청이 있었고, 이에 투자 위험에 관한 정보와 기술 개발 파이프라인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보강했다”며 “투자자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정정으로, 기업이나 상장 절차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차백신연구소는 차세대 백신∙면역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2000년에 설립됐다. 자체 개발한 면역증강제 플랫폼을 기반으로 현재까지 개발되지 못한 세계 최초의 만성 B형간염 치료 백신,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항암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코넥스 시장에서 시가총액 1조원대 ‘대어’로 꼽히는 바이오기업 툴젠은 코스닥 시장 이전 상장을 추진한다. 이번이 네 번째 도전으로, 상장에 성공하면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가진 바이오업체 중 첫 코스닥시장 입성 사례가 된다.
앞서 툴젠은 2015~2016년 두 차례 기술성 특례 상장을 추진했지만 모두 거래소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다. 2018년 세 번째 상장 추진을 했다가 2019년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
아울러 유전체 분석 플랫폼 등을 보유한 지니너스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며,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 중에는 임상시험 수탁기업(CRO) 씨앤알리서치와 한국의약연구소 등이 있다.
이외에도 지아이이노베이션, 노을, 보로노이, 와이바이오로직스 등이 연내 코스닥 시장 입성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SD바이오센서, HK이노엔 등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잇달아 IPO 흥행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3월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주 청약에서 63조6000억원이 넘는 증거금을 모으며 신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 진단 키트 업체 SD바이오센서의 공모주 청약에는 32조원이 몰리면서 지난해 7월 SK바이오팜이 모은 청약증거금 31조원을 넘어 역대 청약증거금 5위에 오른 바 있다.
HK이노엔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389대1로 일반 청약증거금은 29조171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약바이오업종 중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와 SD바이오센서,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에 이어 4위 기록이다.
◆ 높은 문턱에 상장 철회 사례도 이어져
코스닥 시장 입성에 도전하는 기업이 늘어난 만큼 금융당국의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상장 문턱을 넘지 못하고 철회하는 기업 사례 역시 속출하고 있다.
올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다가 자진 철회하거나 상장에 실패한 바이오 벤처 기업은 약 1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에는 단백질 효소 생산업체 엔지노믹스와 헬스케어 데이터 양방향 플랫폼 기업 레몬헬스케어가 상장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지난 8월 26일 엑셀세라퓨틱스의 예비심사 청구 심사 철회에 이어 30일에는 노보믹스 역시 심사를 철회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기업 심사 과정에서 수익성, 사업성 및 재무 안전성에 대한 심사를 꼼꼼하게 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상장 철회가 속출하고 있고 상장 후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를 기록하는 사례도 보인다. 이 관계자는 “에이비온의 경우 올해 IPO에 나선 헬스케어기업 중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하락 마감한 첫 사례로 기록되는 등 흥행 성공은 보장할 수 없다”면서 “향후 흐름은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IPO 시장은 호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을 이미 달성했고 점차 공모금액 및 시가총액이 증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IPO 공모금액은 8조9000억원, 신규 상장사 시가총액은 49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어급 기업’인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롯데렌탈, HK이노엔 등이 IPO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8월 IPO 기업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역시 평균 1163대1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추석 연휴가 있는 9월은 영업일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총 11~13개 기업이 IPO를 예정하고 있다.
9월 IPO 기업의 예상 공모금액은 1조8000억~2조원 수준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8조1000억~9조원 수준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는 역대 9월과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 하반기까지 IPO 열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