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생, 엄마한테 18억 빌려 용산에 집 사
2021-09-23 13:27
소병훈 “A, 은행에서 빌렸다면 월 726만원 상환해야…편법 증여인지 조사해야"
그밖의 차입금 이용한 주택 구입 2019년 1256건서 올해 4224건으로 증가
그밖의 차입금 이용한 주택 구입 2019년 1256건서 올해 4224건으로 증가
은행이 아닌 가족이나 지인에게 빌린 돈으로 집을 구입한 사람들이 매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작년 7월에는 만 24세 청년이 엄마에게 무려 17억 9000만원을 빌려 집을 구입한 사례도 있었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갑)이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세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 주택매입자금의 절반 이상을 그 밖의 차입금으로 조달한 건수가 2019년 1256건에서 2020년 3880건으로 209% 증가했다. 올해는 8월말 기준 4224건으로 전년 동기 1733건보다 14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병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주택매입자금의 50% 이상을 그 밖의 차입금으로 조달한 1만 2115건 가운데 그 밖의 차입금으로 50억 원 이상을 조달한 건수는 5건에 달했다. 3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을 조달한 건수는 18건, 20억 원 이상 30억 원 미만을 조달한 건수는 37건, 10억 이상 20억 원 미만을 조달한 건수는 281건으로 10억 원 이상 조달한 건수가 341건에 달했다.
작년 6월 서울 용산 이촌동의 아파트를 31억 7000만원에 산 E씨는 31억 7000만원을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빌렸다. 만약 E씨가 은행에서 30년 만기, 연이율 2.70%, 원리금 균등분할상환을 조건으로 31억 7000만원을 빌렸다면, 그는 매월 약 1286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또 31억 7000만원을 증여받는 경우, E씨는 총 10억 6700만원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소병훈 의원은 “대학을 갓 졸업한 만 24세 청년이 어머니에게 매월 726만원씩 상환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며 “이는 5억 1992만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내지 않기 위해 편법으로 증여한 사례로 보이기에 국토교통부와 국세청이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이 적정 이자율로 돈을 빌렸는지, 또 적정 이자율에 따라 주기적으로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고 있는지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