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대선이다] 미스터리 尹고발사주 4대 의혹…15개월 뭉갠 조성은, 갑자기 왜?

2021-09-14 00:00
①15개월간의 침묵 ②고발장 최초 작성자
③손준성 파일 경로 ④尹 사주 물증 있나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정치권이 연일 시끄럽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제보자인 조성은씨의 배후에 있다는 공모설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이 보다 심화되는 모습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여권의 정치공작’,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국기문란 사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야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만큼 이번 사건을 향한 의혹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①조씨, 15개월간 조용하다 갑자기 터뜨린 이유는?

이번 의혹은 인터넷 신문 ‘뉴스버스’가 지난 2일 공개하며 파문이 일었다. 조씨는 자신이 뉴스버스 기자에게 제보한 것이 아니라 대화 중에 우연히 이야기가 나오면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공익 제보한 이유에 대해서는 “윤 전 총장과 김웅 의원의 기자회견 이후 생각이 달라져서”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의 위협과 위압적인 태도, 마치 대검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발언한 듯한, 이해할 수 없는 기자회견을 본 뒤 대검 감찰부와 공수처에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씨가 지난해 4월에 발생한 일을 1년도 더 넘게 침묵하다 갑자기 제보한 것을 두고 의심스럽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야권을 겨냥한 모종의 전략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야권에서는 조씨와 박 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 조씨는 지난 12일 SBS 8시뉴스에 출연해 “사실 9월 2일이라는 (보도)날짜는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거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한 날짜가 아니다”고 발언해 오해에 휩싸였다.

또 조씨가 공개한 파일의 기본정보를 확인해 보면, 이를 최초로 캡처한 날짜는 지난 7월 21일이지만, 나머지 메시지 사진들은 8월 10‧12일이다. 조씨가 박 원장과 식사를 한 날(8월 11일)의 전날과 다음날인 것이다.

②고발장 최초 작성자는 누구?

조씨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이를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것은 맞지만 최초 작성자에 대해서는 “그건 내용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 검사는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자료를 김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언론보도에 따르면 공수처는 고발장 최초 작성자를 손 검사가 아닌 '제3의 인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손 검사 역시 지시자가 돼 윤 전 총장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③손준성 파일 경로 의혹

손 검사가 전달했다는 파일의 경로에 대해서도 의문이 폭증하고 있다. 의혹에 따르면, 해당 파일은 윤 전 총장으로부터 시작해 손 검사, 김웅 의원(당시 후보), 통합당 법률지원단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지난해 4월 이제 막 입당한 김웅 당시 후보에게 이 같은 사건을 부탁한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총괄실장인 장제원 의원은 최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의원은 당시 의원도 아닌 데다 ‘새로운 보수당’에 있다 우리 당에 와 공천을 받고 출마했다. 그런 분에게 고발장을 전달할 바보가 있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김 의원이 당시 윤 전 총장과는 별다른 친분이 없었다 해도 손 검사와는 각별한 사이였기 때문에 손 검사가 믿고 있는 김 의원에게 이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④물증 확보 관건

이에 따라 이들 고발장이 활용된 텔레그램의 진위 여부, ‘손준성 보냄’이 실제 손 검사인지 여부와 같은 물증 확보가 매우 중요해졌다.

조씨는 이미 손준성 보냄 등이 적혀 있는 텔레그램 메시지 화면 캡처본과 최근 사용한 휴대전화, 관련 자료들을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 등에 담아 공수처에 제출했다. 그러나 텔레그램의 경우 사용자가 메시지를 삭제하면 대화창에 있는 모든 메시지와 파일 등이 사라지기 때문에 상세 조사가 필요하다.

또 공수처는 김 의원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해 실제로 고발장 파일을 손 검사로부터 전달 받았는지에 대해 조사해야 하며, 해당 손준성이 실제 손 검사가 맞는지 여부 역시 확인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압수한 손 검사의 휴대전화인 아이폰 역시 풀어야 한다. 이들 물증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다면 사건은 미궁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