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3000억 선물보따리 푼 中 왕이…아·태 집중 행보
2021-09-13 10:56
베트남 이어 美 견제 행보 계속…"캄보디아 경제 발전 지지"
훈센 총리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중국 입장 지지"
훈센 총리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중국 입장 지지"
13일 닛케이아시안리뷰(NAR)에 따르면 전날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왕이 부장이 17억5000만 위안(약 3000억원) 규모의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날 훈센 총리와 더불어 캄보디아 주요 고위 인사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 무역과 투자, 교육과 안보, 지역 및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대규모 경제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원금이 어떤 용도로 쓰일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같은 선물 보따리는 중국이 미국 견제를 위해 아세안 국가와의 밀착을 가속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다.
실제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왕 부장은 캄보디아를 방문해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다. 왕 부장은 “중국 측은 캄보디아 지도자들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캄보디아 측의 경제 발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왕 부장은 “캄보디아와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양국 경제 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육·해 무역의 새로운 통로를 개척해 중국과 아세안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훈센 총리는 “중국과 캄보디아는 운명공동체를 통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의 틀 속에서 상호 ‘윈윈’하는 협력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왕 부장이 이외에도 여러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며, 특히 훈센 총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홍콩·신장 문제와 관련 중국의 입장을 지지했다고 부연했다.
왕 부장은 지난 10일부터 베트남, 캄보디아, 한국, 싱가포르 등 아세안 4개국 순방에 들어갔다. 지난 10~11일에는 첫 순방국인 베트남에서 부총리와 외교장관을 잇따라 만났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역외 세력이 아세안의 중심 지위를 무력화하지 않길 바란다며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놨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왕 부장이 한국 방문에서도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중 협력 강화를 촉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왕 부장은 14~15일 한국을 찾아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