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 이어 애플카까지…증권가 애플 수혜 계속 이어질까

2021-09-13 00:10
직접 제작 소식에 협력관계사 투심 집중
베터리·구동계 등 분야서 LG·삼성·SK 수혜
소재업체 에코프로비엠··한솔케미칼 등도 주목

애플카 이미지 [사진=애플허브 인스타그램 갈무리]


전기차 관련주들이 미국 애플의 전기차 사업 관련 소식에 들썩이고 있다.

지난 10일 증시에서 LG전자는 전날보다 3.53% 오른 14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LG이노텍도 3.84% 오른 23만원에 마감했다. 또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7.38%나 올랐으며 SKC 5.15%, 에코프로비엠 12%, 엘앤에프 3.37% 등 2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했다.

이들 종목은 그동안 전기차 관련 소식에 등락을 반복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들 종목을 움직인 것은 전기차가 아니라 스마트 디바이스 전문기업 애플이다. 애플이 일명 '애플카'를 직접 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동안 애플과 협력 관계를 유지한 부품 업체에 투자심리가 집중된 것이다.

애플은 그동안 꾸준히 자동차 제조업 진출을 시도했다. 다만 자동차를 직접 제작하기보다는 위탁생산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애플은 아이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 부문에서 기계는 위탁생산을 하고 소프트웨어는 iOS를 통해 배타적인 시장을 독점하는 구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실제 애플은 그동안 BMW와 현대차 등 다양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과 자동차 개발을 위한 협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애플이 자동차 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재가동하고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들을 상대로 견적요청서(RFQ·Request For Quotation)를 발송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애플이 애플카의 직접 제작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애플카 관련 소식에 증권시장에서는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 탐색에 한창이다. 애플 입장에서 출시를 서둘러야 하기 때문에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아이폰 부품 공급망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선 배터리와 모터 등 전기차의 핵심 부품과 관련해 LG와 삼성, SK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LG의 경우 애플의 협력업체로 유명한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꾸리고 전기차의 파워트레인(구동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도 전기차 배터리 부분에서 성능을 인정받으며 납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실제로 애플은 애플카 관련 논의를 위해 지난달 SK그룹과 LG전자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애플 입장에서 협업 후보자인 셈이다. 애플의 카메라모듈 주요 공급사인 LG이노텍은 일찌감치 애플카 부품 공급을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도 수혜가 기대된다. 애플의 자동차용 파운드리칩 생산을 맡을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자체적인 반도체 제조 기반이 없다.

전기차 배터리 관련 소재업체의 수혜도 예상된다. 주목받는 업체는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한솔케미칼, 포스코케미칼 등이다.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배터리 양(+)극재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체이며, 한솔케미칼과 포스코케미칼은 음(-)극재 전문 기업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2024~2025년경 애플카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 개화 이전에 시장 진입을 통한 생태계 확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한솔케미칼, 포스코케미칼 등 소재업체의 장기 공급계약의 가시성도 동시에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