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금융당국까지 빅테크 고강도 규제 나선다
2021-09-09 18:16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을 겨냥해 고강도 규제에 나섰다. 정치권은 빅테크 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금융당국은 기존 금융사와 비교해 규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앞으로 온라인 금융플랫폼에 특혜를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9일 오후 빅테크·핀테크 13개 기업과 간담회에서 빅테크·핀테크 금융플랫폼이 위법 소지를 시정하지 않으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자리에는 네이버파이낸셜·마이뱅크·뱅크샐러드·비바리퍼블리카(토스)·SK플래닛·엔에이치앤페이코·팀윙크·핀다·핀마트·핀크·카카오페이·한국금융솔루션·해빗팩토리 등이 참여했다.
금융위는 “업계로부터 들은 질의사항과 애로사항을 신중하게 검토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온라인 채널은 여러 금융상품 판매채널 중 하나로, 금융규제와 감독으로부터 예외를 적용받기보다는 건전한 시장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이) 제도 적용을 어려워하는 부분은 적극 지원하지만, 위법소지가 있는데 시정 노력이 없으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또 갑작스런 규제 강화라는 일부 주장도 일축했다. 홍성기 금융위 금융소비자정책과장은 이날 백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금소법 시행 전후로 해서 줄기차게 지속적으로 온라인 판매와 관련한 금융상품 중개행위에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고 안내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동안 일관되게 동일한 기능에 대해서는 동일한 규제라는 일관된 원칙을 그동안 계속해서 유지해 왔다”면서 “그것을 기초로 해서 저희가 그동안 꾸준히 업계에다가 설명해 온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향한 규제에 정치권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칼을 뽑아들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소비자, 입점업체에 큰 부담인 약 20%에 달하는 플랫폼 수수료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 업체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지난 7일 송갑석‧이동주 민주당 의원이 참여연대 등과 함께 개최한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대책 토론회'에 참석해 “카카오 성공의 이면엔 시장 지배의 문제가 숨어있다”며 “혁신 기업을 자부하는 카카오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은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불공정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내 위원들은 플랫폼 기업을 할당해 자체 조사를 한 뒤 10월 국정감사 때 문제점을 제기할 방침이다.
청와대 역시 문제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법안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점차 확대되는 플랫폼 사업이나 종사자와 관련해서는 각계각층, 관련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국회와 함께 신중하게 논의해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