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혈투 시작] 교섭단체 연설 나선 여야...文정부 마지막 정기국회 본격 개막

2021-09-10 08:00
여야, 8~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윤호중 "수구세력에 한국 못 맡겨"
김기현 "반드시 정권 교체해달라"

여야가 8~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 마지막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정기국회가 종료될 때까지 치열한 전투를 벌일 전망이다.

특히 내년 3월 차기 대선을 앞둔 만큼 양당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부터 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를 외치며 날 선 신경전을 보였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與 "尹 정치공작 전모 드러나"...2단계 검찰개혁 예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391회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겨냥, "윤석열 검찰의 정치공작 행태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며 사법개혁 후속 입법과 2단계 검찰개혁 입법을 예고했다.

윤 원내대표는 "검찰은 오랜 시간 국민 위에 군림해왔다. 권력과 결탁하고, 제 식구 감싸기로 기득권을 보호하고 권한을 남용해 왔다"며 "문재인 정부가 검경수사권을 조정하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설치했지만 견제와 균형을 이뤘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이 정치에 개입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서초동에서 불법 정치를 했다. 검찰 수사권을 사유화하고, 사적 보복을 자행했다"며 "야당과 내통하며 선거에 개입했다"고 거듭 규탄했다.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국민 앞에 사죄하고, 수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며 "국민의힘도 관련자 전원을 즉각 출당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며 "무너진 정의를 반드시 다시 세우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또 국민의힘을 겨냥해 "여전히 과거로 돌아가려는 세력이 있다"며 "검찰권을 사유화하고 개인적 보복을 일삼는 수구세력에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맡길 수는 없다"고 피력했다.

윤 원내대표는 "한·일 간 경제 전쟁 와중에도 우리 정부를 폄훼하며 국격을 훼손하는 세력에게 대한민국의 경제를 맡길 수 없다"며 "남북문제만 나오면 냉전 시대의 낡은 사고로 정치적 이득만 챙기려는 세력에게 대한민국의 평화를 맡길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아가 "촛불혁명으로 한 단계 도약한 민주주의, 연대와 포용의 성숙한 시민의식, 겸손하고 투명한 정부만이 대한민국을 전진시킬 것"이라며 "위대한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은 선도국가로 나아갈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아픈 손가락'과 다름없는 부동산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1가구 1주택자의 부담은 더 줄이고 공급을 대규모로 확대해 나가되 투기수요는 확실히 차단하겠다. 생애주기에 맞춘 주거국가책임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수저, 흙수저 논란이 시작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며 "정치권에 대한 청년 여러분의 비판, 달게 받겠다"고 했다.

동시에 "청년 세대를 위한 몇 가지 대책이 실행된다. 반값 등록금을 중산층까지 확대해 등록금 부담을 나누고 저소득층 청년에게는 월세를 지원해 주거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며 "2030 청년세대를 위한 주택 특별공급 대책도 곧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 청년의 미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쏟겠다"며 재차 약속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 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野 "민주당 누가 돼도 文정권 시즌2"

야당 역시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듯 "더불어민주당에서 누가 본선 후보가 되든 결국 문재인 정권 시즌2"라고 직격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금 민주당 대선 후보자들을 보면 기가 막힌다.

문재인 정권 5년 내내 폭망 드라마를 같이 써왔고, 특권과 반칙의 꿀을 같이 빨아먹고 그 실정에 대한 책임을 함께 져야 할 사람들이 반성은커녕 민주당 대선주자들로 나서서 다시 집권하겠다고 한다"고 질타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잘못된 정책을 서로 계승하겠다고 경쟁하고 내가 문빠에게 더 충성한다고 서로 경쟁하고 있는 민주당 대선 후보들 중 누가 본선 후보로 되든 결국 문재인 정권 시즌2일 뿐"이라며 "시즌2가 되면 우리가 겪는 이 비정상의 시대가 영구고착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 다시 일어설 힘마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며 "이 불행을 반드시 막도록 저희 국민의힘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부동산 정상화의 첫 시작, 바로 정권교체에서 시작된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국민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실현할 수 있었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어떠냐. 한마디로 요약하면 '오늘이 내일보다 싸다' 이 말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대책 없는 부동산대책은 부동산 값 폭등시키는 기폭제였다"며 "천정부지로 뛴 집값, 국민의힘이 이제 안정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시장 맞춤형 부동산 정책을 정권교체로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며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풀고 민간에 의한 공급을 늘리겠다. 주택매매와 전·월세 가격을 정상으로 환원시키고 거래를 활성화시키겠다. 취득세와 각종 부동산 거래비용을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실거주 1주택자에게는 양도세와 보유세 인하를 추진하겠다"며 "재산세 특례기준과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12억원으로 상향하겠다"고도 했다.

나아가 "임대차 3법은 시장에 맞게 재개정하겠다"며 "서민과 실소유 대상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우대비율을 현행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확대하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현행 40%에서 60%까지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지난 5년간 걸어온 만연된 포퓰리즘, 표 얻기만을 위한 국민 편 가르기, 대북·대중 굴종 외교와 환상 속 대북정책으로는 이 문제들을 전혀 해결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이제 명확히 드러났다"며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아울러 "정기국회 내내 저희는 국민의 삶이 이토록 어려워진 원인을 샅샅이 찾아내겠다"며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나가야 하는지 정밀한 대안과 시간표를 마련하고 수권정당의 채비를 확실히 갖추겠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