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선 1등 바람 탄' 에코플라스틱, 유상증자 '활용 극대화'

2021-09-09 18:00

에코플라스틱이 이재명 효과를 톡톡히 활용하고 있다. 올해 공모 투자는 '스트라이크, 볼'을 고르는 선구안이 마비된 상태다. '묻지 마 투자' 열풍 탓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에코플라스틱은 '이재명 테마주'란 외생변수를 유상증자란 카드로 극대화하며 재무 안정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 생중계 화면 갈무리]


지난 8일 에코플라스틱은 2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모집가액은 주당 2830원이다. 청약기일은 11월 8~9일이다.

올해 에코플라스틱은 2배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올 초 197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에코플라스틱은 지난 8일 5440원까지 주가를 높이기도 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의 원인은 '정치 테마주' 여파로 보인다. 에코플라스틱은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된다. 에코플라스틱의 사외이사인 원혜영 전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모임인 공명 포럼의 상임고문이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적과 모멘텀만 놓고 보면, 주가 상승을 이해하기 어렵다. 에코플라스틱은 자동차 부품인 플라스틱류 범퍼·콘솔·메인 코어 등의 제조를 주업으로 하고 있는데, 매출의 95% 이상을 현대차그룹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현대차 의존도가 높다.

가격 협상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익성에 어려움이 있다. 2014년부터 에코플라스틱은 매출액이 1조원을 넘겼다. 하지만 지금까지 100억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이 가장 좋은 실적이다. 당기순손실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밴더사의 영업이익은 이면까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속설은 있지만, 제조업을 주업으로 조 단위 매출을 내는 기업 기준으로 보면 아쉬운 성적표다.

수년째 이어진 부진한 실적은 에코플라스틱의 재무건전성에 경고음을 울렸다. 에코플라스틱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43.6%, 2020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75.3%였다. 박도휘 삼정KPMG 책임연구원은 "부채비율 400% 이상 기업은 고위험 기업으로 분류한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모회사의 상태가 좋은 것도 아니다. 최대주주인 서진오토모티브는 최근 4년간 개별기준 영업손실을 낸 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험에 놓였다. 중국 내 현대차 매출 저하, 완성차 해외 생산 확대, 코로나19 확산 등이 그 원인이다.

모회사가 힘들다 보니 에코플라스틱은 서진오토모티브에 신용공여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원칙적으로 상법상 금지사항이다. '경영상 목적 달성'이란 예외 사유를 활용 중이나 증권 신고서를 작성한 KB증권은 "분쟁 시 법률기관 측이 양 사가 해석하는 바와 다르게 경영상 목적을 해석할 여지 또한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경영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상승한 주가를 활용해 에코플라스틱은 자금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시설 투자에 쓰인다. 용도가 확실하다. 최근 '묻지 마 투자' 분위기를 악용해 용도가 분명치 않을 것이란 우려는 벗어났다.
 
게다가 최대주주도 100% 참여할 계획임을 밝혔다. 다만 서진오토모티브도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장래 매출채권 담보 대출(ABL)이란 카드를 꺼냈다. 유형자산은 담보로 거의 제공한 터라 장래매출채권까지 끌어와 쓴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