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ICC 분쟁서 '승소'

2021-09-06 17:56
ICC, FI 풋옵션 주당 가격 40만9천원 불인정…향후 국내외 재판 영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의 풋옵션 공방에서 승기를 잡았다.

[사진=교보생명]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제상공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은 FI가 요구한 풋옵션 가격이 유효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간 FI들은 투자원금에 수익을 더한 주당 40만9000원에 신 회장이 주식을 되사줄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번 중재결과로 신 회장은 이 금액에 풋옵션 자금을 상환할 부담을 덜어냈다.

ICC는 신 회장이 주주 간 계약상 'IPO를 위해 최선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조항을 위반했다는 FI 주장에 대해서도 "2018년 9월 이사회에서 이상훈 이사를 제외한 다른 이사들이 모두 IPO 추진을 반대했다는 점에서 주주 간 계약 위반 정도는 미미하다"며 "신 회장이 어피니티컨소시엄에 손해배상할 필요는 없다"고 결론냈다.

또한, FI가 주장한 신 회장의 비밀유지의무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보험업계는 이번 ICC의 결론이 현재 진행 중인 법원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검찰이 교보생명의 기업가치를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혐의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과 삼덕회계법인 회계사, FI 임원 2명(어피너티, IMM PE) 등을 기소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신 회장과 FI 간 소송이 진행 중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ICC의 판결이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미국과 한국의 법원 판결에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며 "특히, ICC가 FI가 주장한 교보생명의 풋옵션 행사가격(1주당 40만9000원)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당 가치의 핵심 근거인 기업가치 산정에 공인회계사법 위반 여부를 다투는 국내 소송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 회장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했던 교보생명 지분을 매입한 FI인 어피니티컨소시엄과 2018년 9월 말까지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컨소시엄 내 각 주주에게 그들이 보유한 주식 매수를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 권리가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FI는 기한 내에 IPO가 이뤄지지 않자 신 회장 측에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