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가스 해상운송 시장 본격 진출...2000억원 투입

2021-09-05 10:05
트라피구라와 운송 계약 체결...암모니아 운송 가능 VLGC 2척 건조에도 나서

현대글로비스가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을 투입하며 가스 해상운송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해운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수소 가치사슬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트라피구라와 운송 계약을 맺고 2024년부터 암모니아·액화석유가스(LPG) 해상운송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트라피구라는 세계 3대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 중 하나로 석유, 가스, 광물, 비철금속 등을 취급한다. 지난해 173조원의 매출 3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가스 운송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최대 10년간 세계 수요처에 암모니아, 액화석유가스(LPG)를 운송하며 수소 가치 사슬 구축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가스 운반선 중 최대 수준에 달하는 VLGC 2척을 건조하고 글로벌 해상운송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새로운 선박의 적재 규모는 8만6000㎥ 규모가 될 전망이다.

선박은 LPG 이중연료 엔진, 축 발전기가 설치된 친환경 방식으로 건조되며 암모니아 추진 엔진으로 개조도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현대글로비스는 VLGC를 암모니아까지 운송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전세계에서 암모니아를 선적할 수 있는 VLGC는 20척 내외로, VLGC 전체 선대의 10% 이하에 불과하다.

현대글로비스는 암모니아가 현재는 주로 비료, 석유화학 용도로만 사용돼 중소형 가스선으로 운송되고 있으나 향후 암모니아 대량 운송 시대가 도래하는 경우 규모의 경쟁력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원자재 기업과 장기 계약을 통해 가스 해상운송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액화수소까지 운송을 추진해 글로벌 수소 유통 주도권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왼쪽)와 호세 마리아 라로카 트라피구라 오일트레이딩 사업부문 사장이 지난 2일 한국과 스위스 양국 본사에서 비대면으로 암모니아 및 액화석유가스(LPG) 해상운송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사진=현대글로비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