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은성수가 꺼내보인 마패 "오직 국민만"
2021-08-30 17:02
은 위원장 30일 이임식
"공·책임 따지지 말라" 마지막 당부
"공·책임 따지지 말라" 마지막 당부
"누가 공을 얻게 될지, 책임을 지게 될지를 따지지만 않는다면(오직 국민만 생각한다면) 우리가 성취할 수 있는 일과 도달할 수 있는 곳에는 한계가 없다."
30일 이임식을 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직원들에게 건낸 마지막 당부다. 공과 책임을 따지지 말고 오직 국민만 생각하라는 의미다.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명언인 이 문구는 은 위원장이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에 임명됐을 때 공직 선배가 전해준 문구다.
그는 이임식 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을 찾아 "KIC 사장, 수출입은행장, 금융위원장으로 재직할 때 '마패'처럼 품고 다녔다"고 문구를 소개하며, 이를 찍은 사진을 꺼내보였다. 은 위원장은 "공무원은 (성과를 내기) 좋은 업무는 (서로 하려) 하고, 책임지는 것은 안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누가 공을 받느냐를 따지지 말고 국민을 위한다고 생각하면 못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하던 말이어서 금융위 후배들에겐 새롭진 않을 것이지만, 마지막으로 한번 더 강조하고자 이임사에도 넣었다"고 전했다.
은 위원장은 전임 최종구 위원장이 추진한 '금융혁신' 모멘텀을 확충한 점, 금융소비자 보호 및 서민금융을 강화한 점도 성과로 내세웠다.
이른바 '어른들'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4월22일 국회 정무위) 속기록을 보니, '잘못된 길'과 '어른들' 발언은 따로 한 것이었는데, 이를 합쳐서 소개돼 오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투기 열풍이 분 것을 '잘못된 길'로 표현한 데 대해서는 "마음먹고 한 얘기"라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가상자산) 시장이 과열돼 경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다만 저도 약간 흥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찌됐든 저에 대한 비판은 냉정하게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