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당국, 실비 특약 보험금 한도 축소 추진
2021-08-26 18:07
금융당국, 실손보험 적자 해소 위해 각 보험사에 상해 입‧통원 수술비 한도 축소 공문 발송
금융당국이 상해 입원과 통원 시 받을 수 있는 실손보험 특약 상품의 수술비 지급 한도를 축소하는 약관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4세대 실손 출시에도 불구하고, 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약관 변경이 보장 축소에 집중된 만큼, 보험가입자의 혜택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6일 생명·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상해 입‧통원 수술비 담보의 한도를 축소하는 약관변경 내용을 각 생·손보사에 통지했다.
금융당국은 각 보험사의 의견을 청취한 후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상해 입‧통원 수술비 특약이란 보험가입자가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하거나 통원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보험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해당 특약에 가입하면 통원 일당으로 적게는 3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 정도까지 보험금을 정액으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특약에 가입하면 그간 실손보험에서 받을 수 있는 보험금과 중복해 받을 수 있어 일부 가입자의 과잉 보장 논란이 있었다. 일부 가입자들은 실손보험을 통해 상해 입‧통원 수술 시 보험금을 지급(비례보상)받고, 상해 입‧통원 수술비 특약으로 같은 항목으로 중복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역시 수술비 중복 보상이 실손보험의 적자를 키우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금 누수를 막고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자기부담금을 높였지만, 최근 통원 일당 담보가 다시 출시되면서 실손보험 자기부담금 인상 효과를 없애는 등 개선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큰 사고나 질병이 아닌데 병원에 가면 이득을 보는 상품구조라면 굳이 가지 않아도 될 병원을 더 많이 가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실손보험은 6년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손보사의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41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981억원 대비 17.9% 증가했다. 손보사의 실손보험 판매액이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적자 금액은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손보험 미가입자의 보장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이번 대책이 실손보험 가입자의 중복 보험금 청구는 막을 수 있지만, 실손보험이 없는 보험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상해 입‧통원 수술비 한도를 줄일 경우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소비자의 보장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이 한도 축소와 함께 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