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숙 “혈세 135억 받은 액셀러레이터...유망기업 선정하고도 투자 안해”

2021-08-26 11:27
유망 스타트업으로 선정된 324개 중 71개사...초기‧후속투자 없어 투자금액 ‘0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 [사진=양정숙 의원실 제공]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사업에 2014년부터 2021년까지 8년간 정부지원금 135억원이 투입됐지만, 실제 유망기업으로 선발된 324개 기업 중 71개는 투자를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시행하는 ‘K-Global 액셀러레이터 사업’이 당초 목적과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K-Global 액셀러레이터 사업’은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선발해 창업과 기업가 정신 교육 등 전문 보육 과정을 거친 뒤 액셀러레이터가 직접 투자하거나 협력 기관을 발굴해 투자를 유치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해당 사업에 8년간 매년 4개에서 6개의 액셀러레이터를 선정해 정부지원금 135억4800만원과 민간부담금 51억6400만원을 포함해 총 187억1200만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간 222개 기업에게 109억8500만원이 투자됐지만, 나머지 102개 스타트업은 유망기업으로 선정되고도 액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를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111개 스타트업의 경우 액셀러레이터가 아닌 제3자를 통해 639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71개 기업은 액셀러레이터뿐만 아니라 다른 투자자에게도 후속 투자를 받지 못해 사실상 투자실적이 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액셀러레이터들은 매년 정부로부터 약 3억원씩 총 135억원을 지원받으면서도 정작 본인들이 선발한 유망기업에는 정부 지원금보다 적은 109억8500만원만 투자해 예산을 남겨온 셈이다.

양정숙 의원은 “유망 스타트업이 제대로 된 투자를 받지 못해 꿈 한번 펼쳐보지 못한 채 사라지게 둬서는 안 될 것”이라며 “스타트업 투자에는 관심 없고 정부 지원금만 받아 딴 주머니를 채우려는 먹튀 액셀러레이터가 생겨나지 않도록 사업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