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행] 구독·구입하거나 숙박하거나…우리가 호텔을 즐기는 방법
2021-08-25 06:00
호텔을 즐기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코로나19 장기화는 호텔 이용 변화를 부추겼다. 호텔 식당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투고' 상품 판매가 활발해졌고, 호텔 자체 제작 상품의 인기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호텔 객실 안에서 좀 더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획상품이 등장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확산한 '인증사진' 열풍을 타고 제철 과일을 활용한 호텔 디저트의 인기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집을 특급호텔처럼 연출해 '홈캉스'를 만끽할 수 있는 호텔 굿즈(상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소비·문화·여가를 집에서 즐기는 '홈코노미' 추세가 확산한 덕이다. 특히 심리적 만족을 우선시하는 '가심비' 열풍이 가세하면서 호텔별 특성을 담은 제작 상품을 구매하려는 수요도 나날이 증가세다.
국내 특급호텔들은 방향기(디퓨저)를 비롯해 침구, 식음 메뉴 등 다양한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등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며 고객몰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파라다이스시티는 호텔 향기를 그대로 담은 자체 개발 디퓨저 '센트 오브 파라다이스'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파라다이스 그룹이 향기 마케팅 기업 에어아로마(Air Aroma)와 6개월간 협업을 통해 개발한 향을 활용했다.
센트 오브 파라다이스의 향은 다섯 가지이며, 가장 반응이 좋은 향인 '시트러스 스파이시 우디'를 지난해 3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디퓨저 판매율은 최근 1년간 4배가량 늘었고, 재구매율도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 투숙 후 집에서도 같은 향을 느끼며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 구입하는 이가 상당수"라며 "특히 코로나19 여파에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기분 전환은 물론, 실내 장식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많은 이가 찾는다"고 귀띔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도 최근 워커힐 상점 '스위트홈 바이 워커힐' 운영을 시작했다. 고급 침구류를 비롯해 욕실용품, 친환경 가방(에코백), 방향기(디퓨저) 등 그동안 호텔 객실에서만 선보이던 제품들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다. 상점 안에는 고객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침실 공간도 마련했다.
호텔에서만 즐기던 음식을 집에서도 즐길 수도 있다.
시그니엘 서울은 프리미엄 커피 원두와 호텔의 대표 향기가 담긴 방향기를 매월 한 번씩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롯데호텔 서울은 국가대표 소믈리에의 전문 상담을 거쳐 개인의 기호에 맞춰 추천해 주는 와인 셀렉션(모음)을 집에서 편하게 받아볼 수 있는 와인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달 1종의 와인이 제공되는 화이트 등급과 매월 2종의 와인이 제공되는 레드·퍼플 등급 등 3가지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구독은 유선 또는 카카오 플러스 친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글래드호텔은 '구독 서비스'와 '자체 제작상품'을 활발하게 운영하는 호텔 중 한 곳이다. 이 호텔은 호텔을 대표하는 '럭키지'와 '백이지' 캐릭터를 활용한 자체 제작 상품 판매에 나섰다. 캐릭터 모양을 한 파우치와 쿠션, 스티커 등으로 구성했다. 특히 쿠션 제품은 가방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수납공간도 추가했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즐기던 음식을 집에서도 맛볼 수 있도록 한시 행사를 진행한다.
투고(TO GO) 상품은 샐러드 투고 박스 9종과 서머세트 투 고 박스, 서머 푸드 투고, 서머 모닝 패밀리 밀박스로 구성됐다.
서머세트 투 고 박스는 고급 샐러드 2종을 시작으로 호텔식 그릴 요리·남풍의 중화요리·여름 과일과 각종 디저트까지 호텔 코스요리를 다양하게 담았다. 서머 푸드 투고는 MZ세대를 겨냥해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피클피클'과 협업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알라메종 와인 앤 다인'의 대표 메뉴 투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리미엄 샐러드부터 마르게리따, 고르곤졸라 등 피자 5종, 레스토랑 메인 요리 8종까지 다양하다. 매장이 위치한 그랜드 머큐어 서울 용산 입구에서 픽업 가능한 승차 구매 서비스도 마련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장 판매가보다 최대 38%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제철 복숭아를 활용해 만든 호텔 디저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늘 인기다. 인증사진,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 성향과 맞물리며 호텔 디저트는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현재 인기를 끄는 디저트는 '복숭아'를 활용했다.
우선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몽상클레르(Mont St. Clair)에서는 제철 복숭아를 활용한 '타르트 펫슈(Tarte Peche)'를 9월 30일까지 한정 판매한다.
타르트 펫슈는 껍질을 벗긴 복숭아를 통째로 사용했다. 국내산 황도 복숭아 안에 진한 프로마주 크림을 채운 디저트다. 복숭아를 자르면 그 안에 반전 매력이 숨은 이색 디저트다. 타르트 펫슈에 사용되는 복숭아는 7월에 수확해 2주간의 숙성을 거쳤다. 그만큼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다.
통 복숭아 하단에는 바삭하고 고소한 맛을 자랑하는 아몬드 타르트가 있어 부드러운 복숭아 과육과 함께 먹으면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안다즈 서울 강남은 눈꽃 얼음 위에 복숭아를 가득 올린 '복숭아 빙수'를 9월 30까지 호텔 2층 조각보 레스토랑에서 판매한다. 잘 익은 제철 복숭아 3개를 통째로 잘라 담았다. 우유 얼음층 사이에도 복숭아 과육을 첨가하고, 빙수 상단에 복숭아 셔벗을 올렸다.
이번 복숭아 빙수는 빙수뿐만이 아니라 복숭아 크럼블, 복숭아 젤리, 블러드피치 퓌레 소스, 복숭아 셔벗 등 복숭아를 이용한 다양한 곁들임 디저트까지 세트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뷔페 레스토랑 '더 마켓 키친'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주말 디저트 뷔페'를 운영한다.
시폰케이크, 치즈케이크, 밀푀유 등 다양한 케이크부터 신선한 계절과일과 쿠키, 타르트,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아이스크림까지 디저트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집 안에서 호텔을 즐기는 것도 방법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호캉스는 호텔에서 즐겨야 한다는 생각이라면 호텔에서 선보인 '룸콕' 상품도 이용해볼 만하다.
홍대에 위치한 라이즈 호텔은 최근 '서머 머라이즈' 상품을 출시하고 다음 달 30일까지 판매한다. 객실 안에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을 맛보며 막바지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상품이다. 늦은 퇴실 혜택에 리플렉티브 티셔츠 2장, 부채 2장도 증정한다.
그랜드 워커힐 ‘서머 인사이드 Ⅱ', 비스타 워커힐 '서머 칠아웃 Ⅱ' 상품도 있다. 각 호텔 객실 1박에 조식, 객실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치맥세트'가 포함돼 여유로운 호캉스가 가능하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도 조식을 객실에서 맛볼 수 있는 '인 룸 조식'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매월 2배씩 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이후 호텔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었음에도 7월 판매량이 6월의 90% 수준을 유지했을 정도.
글래드 여의도는 객실 안에서 호텔 음식을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호텔 밖은 위험해' 상품을 오는 31일까지 판매한다. 뷔페 레스토랑 '그리츠'의 투고 박스 메뉴 4가지(이베리코 아라비아타 파스타, 마르게리타 피자, 바질 파스타 샐러드, 크림새우) 중 2가지를 선택한 후 제공되는 스파클링 와인 '프로스페로 브륏'과 여유롭게 즐기면 된다. 다음날 오후 2시 퇴실 혜택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