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 주중 미국대사 지명에 엇갈리는 중국 반응

2021-08-22 14:30
"중국에 좋은 소식 아냐" vs "미·중 관계 개선 기대"

니컬러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대사 지명자. [사진=AFP·연합뉴스]


"정통 외교관 출신이 주중 미국대사로 발탁된 것이 미국 정부가 대중 강경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주중 미국대사 지명은 미·중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진전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주중 대사 지명에 대한 중국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7개월가량 공석이었던 중국 주재 미국대사에 정통 외교관 출신 니컬러스 번스 전 국무부 정무차관이 지명되면서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과, 중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중국 전문가, 주중 미국대사 번스 지명 견해 엇갈려
2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번스 지명자에 대한 중국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린다고 보도했다.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번스 지명자는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이지만, 독창성과 융통성을 보이지 못할 것"이라면서 "중국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번스 지명자가 지난 1월 신장웨이우얼자치구, 홍콩 등을 둘러싸고 반중 성향을 보인 적이 있다"며 "이는 그의 입장이 현 미국 정부의 기조와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에게 독창성을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뤼 연구원은 "번스 지명자가 현재 정해진 대중 강경책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쑤샤오후이 중국국제문제연구원 국제전략연구소 부소장 역시 한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번스 지명자가 주중 미국대사로 지명됐다고 해서 반드시 현재 중·미 관계가 완화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단순히 미국 정부가 대중 정책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같은 조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중 정책이 과도하게 정치화돼 있어 차기 주중 미국대사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번스 지명자가 높은 평가를 받는 외교관이라는 점은 틀림없지만, 최근 신임 미국 주재 중국대사로 부임한 친강(秦剛)이나 번스 지명자는 미·중 간 갈등 고조로 인해 극도로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 환경이 너무 많이 변했고, 미·중 간 갈등 완화를 위해 번스 지명자가 할 일의 여지는 많지 않다는 주장이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최근 아프가니스탄 철군으로 국내·외에서 수세에 몰려 있어 대중 강경책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일각에선 미·중 관계 개선 긍정적 신호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인' 대신 '정통 외교관'을 주중 대사로 선택한 것은 긍정적 신호라고 해석했다.

자오커진 칭화대 사회과학원 부원장은 SCMP에 "미국은 정치적 시각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희망으로 그간 정치인을 주중 대사로 보내왔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외교관 출신 번스 지명자의 발탁은 미국이 일정 수준에서는 여전히 중국과 협력하기를 원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 출신의 제프리 문 '차이나문전략' 소장 역시 "번스 지명자 발탁은 예측할 수 없었던 미국과 중국 관계에서 가장 예측 가능한 발전"이라면서 "이는 미·중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진전이자 중국 정부에도 좋은 신호"라고 주장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그는 중국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정책결정자에게 전달할 수 있고 미국의 대중 정책 가운데 난제에 대해서도 잘 이해한다"면서 "그는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통제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번스 지명자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변인과 그리스 대사를,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대사와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내는 등 민주·공화당 정부에서 모두 활약한 전문 외교관 출신이다. 현재는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외교 및 국제관계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