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르노삼성 지분 매각…26년 만에 車사업 정리

2021-08-19 00:12

[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이 완성차 사업에 뛰어든 지 26년 만에 르노삼성자동차 지분을 완전히 정리하고 손을 뗀다. 르노삼성차는 오는 2022년부터 명칭을 바꾼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현재 보유한 르노삼성차 지분 19.9%를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주관사로는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이를 위해 앞서 국내외 사모펀드 운용사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매각 개요가 담긴 투자설명서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과 르노삼성차가 맺은 브랜드 사용 계약은 작년 8월에 이미 끝났다.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경우, 2년간의 유예 기간이 주어진다. 이대로라면, 2022년 하반기부터는 삼성을 뗀 ‘르노’ 명칭만 남게 되는 셈이다.

삼성그룹은 1995년 자동차 사업에 처음 진출했지만 외환위기가 터지자 2000년 르노그룹에 사업을 매각했다. 이후 지금까지 삼성카드를 통해 일부 지분을 남겨놓고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으면서 배당 수익과 브랜드 사용료만 받아 왔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번 매각 결정에 르노삼성의 ‘실적 부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3년 연속 전면 파업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차’ 상황도 악재로 작용했다. 향후 더 이상 관계를 이어가는 건 삼성 브랜드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판단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796억원의 적자를 냈다. 영업손실은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올해 초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닛산과 위탁생산 계약이 끝나고 부산 공장 생산 차량 수출이 부진한 것이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