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등 증권업계가 주목하는 대형 종목의 기업공개(IPO) 공모청약이 집중됐던 일명 '슈퍼위크'가 끝났다. 하지만 올해 남아 있는 IPO 대상 기업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현대중공업과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종목들이 투자자들을 만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가장 먼저 상장할 예정인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의 희망 공모가는 5만2000∼6만원으로, 최대 공모액은 1조800억원이다. 9월 초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을 마치고 9월 중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은 우선 액화석유가스(LPG)와 알코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의 개발에 7578억원을 사용한다. 자율운항과 디지털 스마트 조선소 등 미래기술에 대한 투자에도 쓰인다. 1223억원은 자재구매를 위해 사용한다. 조선업은 수주계약 특성상 선박 건조 과정에서 매출대금을 회수하기 어려워 수주 초기부터 막대한 규모의 자재구매 비용이 순지출된다. 그 밖에 차입금 상황에는 470억원이 필요하다.

사실 현대중공업이 그리 밝기만 한 분위기는 아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227억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철판 등 원자재가격이 인상 추세여서 연말 기준으로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게 현대중공업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일시적인 악재보다는 조선업의 호황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증권가는 현대중공업의 몸값을 5조~6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뒤이어 만날 수 있는 공모주는 카카오페이다. 이르면 9월 말 IPO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2843억원의 영업수익과 1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성장세며 영업손실 규모는 줄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7월 증권신고서를 냈다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받아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1700만주를 공모하며 6만3000~9만6000원의 희망가를 제출했었다. 비교 대상으로 미국의 페이팔홀딩스와 스퀘어, 브라질 파그세구로 등을 선정하고 국내 기업은 제외했다. 그 과정에서 '성장률 조정 기업가치 대비 매출(EV/Sales)'이라는 방식으로 공모가를 산정했는데, 이는 우리 실정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관련사인 카카오뱅크가 성공적인 기업공개를 치러낸 것은 카카오페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공모가가 높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주가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공모로 마련한 자금을 다른 이커머스 업체 인수와 증권업 확장, 그리고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후불교통과 후불결제 서비스를 포함한 소액여신 사업도 공모자금을 통해 진행한다는 게 카카오페이 측의 계획이다.
  끝으로 LG에너지솔루션도 가을 상장이 기대되는 곳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냈다. 심사는 보통 2개월가량 걸린다는 점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심사 결과도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설명서가 아직 나오지 않아 전체적인 상장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한국 IPO 역사상 최대 자금조달 규모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 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라이벌인 중국의 CATL(닝더스다이)의 시총은 200조원이 넘는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를 50조원에서 최대 100조원대까지 추산하고 있다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설비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고 미국 오하이오에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만 2025년까지 7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