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선수권 개막…두 번째 별이냐, 10년 만의 영광이냐

2021-08-12 18:34
제64회 KPGA 선수권대회
첫날, 김한별 7언더파 선두
김병준은 10년 만에 우승 노려
김성현 불참, 권위는 어디로

김한별, 김병준(왼쪽부터). [사진=KPGA 제공]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를 대표하는 순회배 쟁탈전이 시작됐다.

역경(코로나19)과 고난(직원 노조 파업) 속에서다.

시작을 알린 선수는 김한별(25)과 김병준(39)이다. 김한별은 올해 두 번째 별을, 김병준은 10년 만의 영광을 노린다.

2021 KPGA 코리안 투어 제64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 첫날 1라운드가 12일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에이원 골프장(파70·6971야드)에서 열렸다.

1라운드 결과 순위표 맨 윗줄을 장식한 선수는 김한별이다. 그는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아 7언더파 63타를 때렸다.

김한별은 1번 홀과 2번 홀(이상 파4) 두 홀 연속 버디에 이어 5번 홀(파4) 버디를 기록했다.

8번 홀(파4)과 9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낚았다.

전반 9홀 5타를 줄인 그는 후반 9홀에서 버디 2개(13·14번 홀)에 그쳤다.

'스코어 카드(기록표)' 제출 후 기자회견장에 방문한 김한별은 "생각보다 좋은 성적이다. 컨디션도 좋다.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몰입도 있게 연습하다가 담이 왔다.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때부터 담 증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가장 생각나는 홀로 15번 홀(파4)을 꼽았다. 이유는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날 뻔한 상황에서 나무에 맞고, 코스로 공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한별은 "나무에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일명 '김한별이 파한 나무'다. OB가 날 상황에서 파를 기록했다"며 웃었다.

김한별의 밑에는 김병준이 위치했다. 보기 없이 버디만 6개(2·5·13·14·16·17번 홀)를 낚아 6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김한별과는 1타 차다.

김병준은 KPGA 선수권대회 역대 우승자 신분(2011년)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공교롭게도 그는 스릭슨 투어(2부)에서 뛰고 있다. 올해 나이 39세. 10년 만의 영광을 노린다.

지난해 그는 투어 생활을 접으려 했다. 좋지 않은 성적이 나오면서다. 레슨 프로로 전향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그를 일으킨 사람은 가족(아내, 아들, 딸)과 동료들.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병준은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주위 사람들이 도와준다는 말에 다시 시작했다. 3월부터 연습을 시작해서 4월부터 대회에 출전했다. 5월부터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녹록지 않은 2부 투어 생활. 그는 "직장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1년만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벌써 2부 투어에서 2승을 거뒀다. 우승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고 돌아봤다.

두 선수를 바라보는 이들은 정선일(캐나다), 이원준(호주), 김비오(31) 등이다. 5언더파 65타 공동 3위에 자리했다. 두 선수에게 틈이 생기면 득달같이 달려들 기세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 상금 순위 1위 김주형(19)은 4언더파 66타 공동 9위에서 기회를 노린다.

한편, 방어전에 나서야 했던 김성현(23)은 출전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미국 무대 진출을 노리기 때문이다. 이는 KPGA 선수권대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방어전에 나서지 않는다면 벌금(1억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다수의 동의로 벌금을 낼 필요도, 출전할 필요도 없어졌다. 덩달아 추락하는 것은 선수권대회의 권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