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백신 접종률 1달 사이 2배↑...총 접종 1000만건 넘어

2021-08-13 00:10
호찌민 등 남부에 물량 집중 공급...베트남 한인사회도 접종 시작
관건은 코로나19 백신 수급상황..."8월 중순, 공백기 도래할 수 있어"

지난 5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베트남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부쩍 오르고 있다. 불과 한달사이 접종률이 두 배 이상 오르면서 백신 총 접종건수가 1000만을 넘어섰다. 주요 선진국 대비 접종 완료율은 아직 현저히 낮은 수준이지만 행정 집중도와 국민적 기대가 함께하면서 접종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11일 베트남 보건부와 정부공보 등에 따르면 베트남의 코로나19 백신 총 접종횟수는 1030만5762건이다. 지난달 12일의 387만건과 비교해 무려 60% 이상이 상승했다. 이 중 1차접종차는 926만9660명으로 인구대비 13.24%를 나타냈으며, 두 번 이상 맞은 접종자는 103만6102명이다.

특히 델타 변이 출현 등 4차 확산세가 가파른 호찌민에 코로나19 백신이 집중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현재 호찌민시는 전국 보유량 1900만회분 중 약 430만회분이 지원됐고 390만회분 이상이 투여됐다. 팜민찐 총리는 전날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보건부에 호치민을 포함한 남부 지역에 대한 백신 제공을 계속 우선시할 것”이라며 “호찌민에 후속 배치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보건부에 따르면 호찌민시는 11일 기준, 백신접종이 총 349만7579건을 기록해 인구 대비 전국에서 가장 높은 38.89%를 나타냈다. 이어 수도 하노이가 137만1503건으로 인구 대비 17,03%를 나타냈고 하장성은 30만8852건(17,12%)으로 3위, 박닌성은 30만1447건(22.02%)으로 4위를 기록했다.

다만 호찌민시도 2차까지 예방 접종을 받은 사람은 10만1108명으로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1%대에 불과하다. 베트남 보건부 관계자는 현지매체에 “코로나 4차확산세 감소를 목표로 1차 접종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2차 접종은 계획이 잡혀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우리교민들도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시작했다. 베트남 교민들은 각 지역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백신 신청을 하고 있으며, 연령 등 우선순위에 따라 접종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 정부방침에 따르면 직업군을 제외한 백신 우선순위는 백신기금납부자, 65세 이상의 노인, 필수서비스 근로자, 기저질환자 등이다.

한 호찌민의 금융업계 주재원은 필수서비스직으로 시정부 통보를 받아 호찌민 2군의 한 보건소에 방문해 지난 3일 오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하노이는 한인회를 중심으로 하노이 중앙폐병원과 협의를 통해 직접 AZ 백신 1000회분을 확보해 65세 이상 노년층에게 1차 접종을 마쳤다. 호찌민도 한국글로벌학교(KGS) 주도로 약 7000회분의 AZ백신을 확보해 우리교민들에게 접종 중이다.

베트남 정부는 “외국 국적자들의 백신접종은 베트남이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며 "체류 외국인들도 백신 접종순위를 동등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중국 시노팜 백신 50만회분이 도착했다. [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베트남의 백신접종이 이처럼 전개되면서 목표 접종률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도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베트남 정부는 내년 1분기까지 1억5000만회분을 백신을 확보해 인구 70%에게 예방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백신전략에 5개 부처를 투입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고 타 국가와 달리 국민들이 백신접종에 대한 뚜렷한 거부감이 없는 것도 한 이유다.

관건은 안정적인 백신 수급 상황이다. 호찌민시 정부는 확산세를 누르고 이른바 ‘그린존’에 백신을 집중투입하기 위해 지난 3일 중앙정부에 550만회분을 재차 요청했다. 현지매체에 따르면 백신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정부보유 백신재고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8월 중순부터는 백신공백기가 오면서 접종률 상승이 다소 둔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베트남의 백신접종은 AZ백신이 주를 이뤘다. 베트남이 공급받은 코로나19 백신 약 1900만회분 중 1150만회분이 AZ백신이었다. 베트남 정부는 안정적인 백신공급을 위해 다변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선호도가 높은 메신저리보핵산(mRNA)계열의 백신을 포함해 단백질재조합계열의 백신도 함께 병행해서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보건부의 최근발표에 따르면 코벡스퍼실리티를 포함해 AZ의 3000만회분 도입계약 중 8번째 물량이 이달 말 도착한다. 화이자와 맺은 대규모 공급계약은 9월부터 본격적인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또 중국 시노팜, 모더나 등도 별도 계약을 통해 공급을 지속한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는 베트남 제약사 바바이오텍을 통해 올해 말까지 2000만회분의 생산을 추진 중이다.

현재 베트남 보건부가 긴급사용을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러시아 스푸트니크V, 중국 시노팜, 얀센 등 총 6개 백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