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부, ‘계약 위배’ 모더나와 담판···“재발 방지 확약 받겠다”

2021-08-10 18:38
강도태 복지부 2차관 중심 대표단 구성해 美 출국
당국 “계약조건 위배 해당”
모더나 접종 후 사망 20대 여성, 혈전증 검사 거부 당해 논란

정례브리핑 준비하는 손영래 반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이달 중 공급하기로 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절반 이하로 줄인 가운데, 정부대표단이 이번 주 미국으로 건너가 모더나 측과 실무협의를 벌인다. 이들은 공급 차질 문제 등의 재발 방지를 위한 확약을 받아내겠다는 각오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을 중심으로 한 대표단을 금주 중 미국으로 보낼 것”이라며 “백신 공급 차질 문제가 모더나사에서만 발생한 만큼 엄중하게 항의하는 동시에 재발 방지를 위한 확약을 받아내겠다”고 밝혔다.

현재 백신 공급 계약은 정부와 백신 제약사가 협의를 통해 전체 물량을 정하지만, 계약서에 구체적인 공급 일정까지 명시하지 않고 있다.

손 반장은 “통상적으로 전체 계약 가운데 월별 공급계약을 사전에 통보받고 접종계획을 수립한다”며 “월별 공급계획이 잘 지켜지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다른 제약사들과는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손 반장은 모더나 직계약 물량 4000만회(2000만명)분의 연내 공급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느냐는 질의에는 “공급이 지켜지지 않으면 계약 조건 위배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우리 정부가 올해 모더나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코로나19 백신은 총 4000만회분이며, 이 중 지금까지 들어온 물량은 245만5000회분에 불과하다.

모더나 측은 앞서 7월 공급 물량 일부도 8월로 늦춘 바 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모더나 측과 고위급 회의를 한 뒤 “모더나사는 ‘연기된 물량의 상당 부분을 다음주에 우선 공급하고 8월 물량도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우리 정부와 협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또다시 공급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모더나사가 약속한 공급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않으면 이에 대한 보상 등을 따지는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내 백신 접종률 상승은 어려울 전망이어서 화이자, 얀센 등 제2의 백신 계약 또는 물량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모더나 백신 접종 뒤 혈소판감소성혈전증을 보인 환자에 대해 제주도가 접종 인과성 확인을 위한 검사를 질병관리청에 3차례나 요구했지만 모두 거절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모더나 백신 이상증세에 대한 검사지침이 없다는 이유에서인데 혈전증세를 보여온 20대 여성은 결국 숨졌다.

질병관리청은 관련 논란에 대해 지침에 의해 처리했다면서 추후 역학조사 결과를 정리해서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조은희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검사)의뢰를 할 때 아데노바이러스 벡터가 아닌 mRNA 백신이었고 혈소판 수치가 정상 이상의 수치였다”고 설명했다.

조 반장은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이 현재 역학조사가 되지 않았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리가 되면 피해조사반을 통해서 전체적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