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기숙사 관장·부관장, 청소노동자 사망에 사의

2021-08-03 15:04
고용부 '직장내 괴롭힘' 판단 책임

서울대 관악구 신림동 관악캠퍼스 정문. [사진=서울대학교 웹사이트]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이 발생한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기숙사) 관장과 부관장이 사의를 표했다.

3일 서울대에 따르면 기숙사 관장인 노유선 교수와 부관장 남성현 교수가 전날 서울대 측에 보직에서 물러난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대는 사표 수리 여부를 검토 중이다.

두 사람이 사의를 표한 건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26일 50대 청소노동자 이모씨(59)가 서울대 휴게실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학교 측 '갑질'이 논란이 됐다.

고용부는 지난달 30일 서울대 기숙사 안전관리팀장이 청소 업무와 관련 없는 필기시험을 보도록 한 것 등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팀장에 대한 적절한 조치는 물론이고 서울대 전체 근로자에 대한 특별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서울대는 오세정 총장 직속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한 TF는 전날 회의를 열고 직장 내 괴롭힘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조치, 유사 사건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 앞으로 청소노동자 유족, 노동조합 의견도 들을 계획이다.

앞서 오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고용부 행정지도 내용에 따라 충실히 이행 방안을 준비해 성실히 개선해 나가겠다"며 "이행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노조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갑질 당사자로 지목된 안전관리팀장 징계는 기숙사 관장·부관장 자리가 채워질 때까지 미뤄질 예정이다. 현재 팀장은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