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가 기말시험 취소한 이유…"역사의 한 페이지 보길"
2024-12-08 14:40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한 서울대 A교수는 "수강생 여러분 불행하게도 안녕하지 못한 밤이다"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A 교수는 "지난주 강의 이후 우리 사회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하면서 과연 우리 강의의 매듭을 (시험으로) 짓는 것이 맞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며 "결론적으로 월요일(9일)에 예정된 기말 지필 시험은 취소한다"고 전했다.
그는 "교육과 사회를 연결 짓는 관점을 나누고자 했던 강의의 목적과 취지를 생각할 때 지필 평가 형식은 지금 시점에서 부적합하다 판단했다"며 "일상의 평화가 위태로워진 시기에 마치 강의실 밖에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책상 앞에 앉아 정해진 답안을 작성하고 있는 장면을 떠올릴수록 괴이하게 느껴진다"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이어 "세상에 대한 관심 없이 시험 준비에 더 많은 공을 쏟는 학생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구조가 평가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교수는 "부디 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눈여겨보시고 우리 사회가 무엇을 배우지 못했고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고민하길 바란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지식인이란 이런 거구나 느낀다", "참스승이다", "참 교육인이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