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기회로…관광 디지털 전환 '가속화'
2021-08-03 11:01
코로나19 장기화는 여행의 디지털 전환을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을 넘어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까지 자연스레 여행 속으로 들어왔다.
◆홍콩 중심가에서 떠나는 제주 여행
지금 홍콩 중심가에서는 '제주 여행'이 한창이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 홍콩지사와 제주관광공사, 아시아나항공이 함께 펼치고 있는 한국 관광 전시·체험 행사 덕이다. 지난달 23일 시작된 행사는 8월 22일까지 약 한 달간 홍콩 시내 대형 쇼핑몰인 니나몰(Nina Mall)에서 열린다.
'제주에 있는 척'이라는 가상 한국여행 홍보는 방한 관광 5대 시장에 속하는 홍콩 여행객의 방한 관광 인지도를 높이고 잠재 방한 관광 수요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실시하게 됐다.
홍콩에서 제주 여행을 가능하게 한 방법은 '가상현실'이다.
행사장에서 방문객들은 아시아나 모의 비행기에 탑승한다. 이들은 제주국제공항을 이륙한 후 한라산 정상 위를 비행해 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해 제주 올레길, 쇠소깍 등 제주 관광지를 두루 둘러볼 수 있다.
박대영 홍콩지사장은 "행사 기간 6만명 이상이 한국 관광 홍보관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행사가 코로나19로 1년 넘게 한국 여행을 그리워하는 많은 홍콩인을 달래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출범한 첫 '스마트관광도시' 인천 개항장도 여행 디지털 전환의 대표 사례다.
인천 스마트관광도시는 총 88억원(국비 35억원·지방비 35억원·민간현물 18억원)을 들여 총 10개월 동안 개항장 일대에 조성됐다.
인천 개항장을 찾은 여행자들은 앱 '인천e지'를 내려받은 후 역사적 인물과 옛 거리 모습을 재현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의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해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공공 와이파이도 구축해 데이터 걱정 없이 여행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방문객들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여행 추천 서비스를 받고, 총 12곳에서 증강현실 전문 안내(AR 도슨트), 증강현실 전면 지붕창(AR 파노라마)과 같은 체감형 콘텐츠를 즐기게 된다.
앱 하나로 인천 시티투어, 월미도까지 가는 바다열차, 개항장 이야기 자전거 등 이동 수단 예약·결제부터 짐 보관 서비스 이용·결제, 번역과 사후 면세 서비스까지 받아볼 수 있다.
△영어 등 4개 국어 서비스 △1330 관광 통역 안내 문자 채팅 서비스 연동 △위챗 내 인천 미니 프로그램 개설 등 코로나 종식 후 방한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도 갖췄다.
여행에 제약을 받자, 확장 가상현실(메타버스)을 활용하는 사례도 속속 눈에 띈다.
올해 2월 한국관광공사는 명예 홍보대사인 걸그룹 있지(ITZY)의 '아바타'를 활용해 증강현실 3D 아바타 플랫폼 '제페토(ZEPETO)' 안에서 홍보 행사를 진행했다.
제페토는 2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확장 가상 현실(메타버스) 공간이다.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대에 이르고, 특히 10대 비중이 80%대를 기록하는 등 MZ세대 비중이 월등히 높다.
공사는 지난해 11월 제페토에 한강공원 지도를 구축하고 Z세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홍보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약 680만명이 한강공원 지도를 찾았고, 이용자들은 1만여건에 달하는 한국 여행 콘텐츠를 쏟아냈다.
가상 한강공원을 찾는 발걸음은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27일까지 가상 한강공원을 찾은 누적 방문자 수는 2180만명에 달한다. 제페토 중국판에서만 240만명이 가상 한강공원을 방문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올해 3월 마이스(MICE) 팀 단합 게임 '버추얼 서울 플레이그라운드(Virtual Seoul Playground)'를 선보인 바 있다. 확장 가상 현실 '서울'에서 국내·외 마이스 관계자가 아바타를 통해 온라인으로 다양한 서울의 모습을 체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