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5단체 “언론에 재갈 물리는 ‘언론중재법 개정’, 즉각 중단해야”

2021-07-28 17:33
"강행 시 헌재에 헌법소원 청구 등 모든 수단 동원할 것"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와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언론 5단체가 28일 언론중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법안 개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 5단체는 이날 성명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처리에 반대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반민주적 개정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처리하려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신문·방송사, 인터넷 신문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따라 허위·조작 보도를 했을 때 손해액의 5배 이내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해야 하고, 정정보도를 했을 때 원보도와 같은 분량·크기로 게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인터넷 기사에 대해서도 기사의 열람 차단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 담겼다. 이 법은 지난 27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의 문턱을 넘었다.

언론 5단체는 이번 개정안이 헌법상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법률로써 제약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5단체는 “허위·조작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하나만 보더라도 과잉입법금지 원칙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라며 “허위·조작보도의 폐해를 막겠다면서 피해액의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한 것도 모자라 언론사 매출액의 1만분의 1이라는 손해배상 하한액까지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배임이나 횡령도 아닌 과실에 의한 손해배상액에 대해 기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할 뿐 아니라 고의 또는 중과실의 입증 책임을 피해자가 아닌 언론사에 두고 있어 현행 민법 체계와 충돌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정보도를 원보도와 같은 시간·분량 및 크기로 보도하도록 강제하는 조항은 언론의 자율성과 편집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5단체는 현행법으로 충분히 언론의 악의적인 보도를 막을 수 있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향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및 정부 정책의 비판·의혹 보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5단체는 “언론에 대한 통제가 국민과 민주주의에 얼마나 큰 피해와 고통을 주는지 우리는 과거의 역사적 경험을 통해 너무 잘 알고 있다”며 “민주당이 입법 권력을 이용해 언론을 길들이려는 언론중재법 개정을 강행할 경우 언론 5단체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는 것을 비롯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극 저지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