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먼 방중에도 조용한 미국...'교착인가, 신냉전인가?'
2021-07-26 17:51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중국 방문에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중국 당국의 날카로운 반응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향후 양국 관계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와 CNBC 등 외신은 셔먼 부장관의 중국 톈진(天津) 도착 소식과 함께 중국 외교부의 보도자료를 인용해 셰펑(謝鋒)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회담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중국 국내 언론에 대해서는 회담 장소 내부 취재를 허용했지만, 외신은 이날 회담에 대한 취재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국무부 당국이나 중국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 측도 이와 관련한 별도의 논평이나 추가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의 날 선 반응과는 대조적인 모양새다.
이날 셰 부부장은 회담 시작부터 모두 발언을 통해 "미국이 '가상의 적'을 내세워 이익을 독차지하려고 한다"면서 "미국의 '경쟁, 협력, 대결'이라는 삼분법은 중국을 봉쇄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의 외교수장인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역시 전날 공개 발언에서 "미국이 지금까지 평등한 태도로 다른 나라와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면, 우리(중국)가 국제사회와 함께 미국에 이 과목의 보충수업을 잘해줄 책임이 있다"면서 비외교적 언사까지 동원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 국무부의 공식 입장은 지난 24일 고위 당국자 2명의 화상 브리핑을 마지막으로 추가되지 않고 있다.
당시 당국자는 "셔먼 부장관은 우리(미국)가 양국의 지속적인 경쟁 관계가 갈등으로 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라면서 "그의 방중 일정은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가드레일(보호 난간)'과 '변수'를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능한 부분에서는 협력하고 필요한 곳에서는 경쟁하고 적대한다'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대중 외교 방침을 언급하면서도 "양국 모두 이해관계가 있기에 서로 관점을 교환하며 협력 가능 분야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회담의 초점이 양국의 협력에 맞춰졌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당국자는 "이번 회담의 주목적은 솔직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며, 목표는 세부 사항을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고위급 수준에서 대화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라면서 "열린 대화를 이어가며 (양국 관계에) 책임을 지고 (양국의) 경쟁이 의도하지 않은 충돌로 바뀌는 일을 방지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역사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교전 상태이거나 대립하고 있는 이분법적 가정이 더는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미국)은 (중국과) 다면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다면적으로 접근할 뿐, (대결 상태로 보이는) 양자 관계는 대중 정책 중 한 조각에 불과하다"고도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를 부정한 것이다.
다만, 서방 외신들은 셔먼 부장관의 방중으로도 양국의 관계가 개선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톈진 회담은 점점 더 호전적으로 흘러가는 양국의 관계가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중국 당국은 '태도를 바꾸라'는 미국의 압력에 저항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신문은 일부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오는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양자 회담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겉으로는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대만에서의 군사 갈등 고조와 미국 주도의 비공식 대중 안보·군사협의체인 쿼드(QUAD)의 제도화를 우려하면서 실제로는 미국에 맞설 만한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관측이다.
CNBC는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최근 중국 당국의 시장 규제 행보가 (미·중) 냉전의 초기 단계를 알리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회장을 역임한 로치 교수는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중국·아시아 경제 전문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중국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으로 생각해왔지만, 최근 중국 당국의 행보는 매우 불안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직접 거래하지 않더라도 거의 모든 것은 국제 공급망을 통하기 때문에, 미·중 관계 냉각은 미국 기업뿐 아니라 투자자에게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한편, 미국 CNN은 시 주석 집권 이래 권위주의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스스로 화를 자초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정치 엘리트 집단이 시 주석과 중국 공산당을 하나로 묶어 중국 사회의 중심으로 불러왔지만,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최대 위협이 됐다는 주장이다.
중국 당국이 집단지도체제를 버리고 시 주석의 1인 지도 체제를 확립하면서 △국제적 고립 △정상적 정당 구조의 붕괴 △권력 집중화에 따른 후계자 부재 등의 위험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미국 외교·안보 수장이 각각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에 나서는 것 역시 중국 견제를 위한 전략 구축의 일환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조만간 싱가포르와 베트남, 필리핀을 방문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오는 26~29일 인도와 쿠웨이트를 방문할 예정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와 CNBC 등 외신은 셔먼 부장관의 중국 톈진(天津) 도착 소식과 함께 중국 외교부의 보도자료를 인용해 셰펑(謝鋒)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회담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중국 국내 언론에 대해서는 회담 장소 내부 취재를 허용했지만, 외신은 이날 회담에 대한 취재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국무부 당국이나 중국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 측도 이와 관련한 별도의 논평이나 추가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의 날 선 반응과는 대조적인 모양새다.
이날 셰 부부장은 회담 시작부터 모두 발언을 통해 "미국이 '가상의 적'을 내세워 이익을 독차지하려고 한다"면서 "미국의 '경쟁, 협력, 대결'이라는 삼분법은 중국을 봉쇄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의 외교수장인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역시 전날 공개 발언에서 "미국이 지금까지 평등한 태도로 다른 나라와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면, 우리(중국)가 국제사회와 함께 미국에 이 과목의 보충수업을 잘해줄 책임이 있다"면서 비외교적 언사까지 동원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 국무부의 공식 입장은 지난 24일 고위 당국자 2명의 화상 브리핑을 마지막으로 추가되지 않고 있다.
당시 당국자는 "셔먼 부장관은 우리(미국)가 양국의 지속적인 경쟁 관계가 갈등으로 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라면서 "그의 방중 일정은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가드레일(보호 난간)'과 '변수'를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능한 부분에서는 협력하고 필요한 곳에서는 경쟁하고 적대한다'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대중 외교 방침을 언급하면서도 "양국 모두 이해관계가 있기에 서로 관점을 교환하며 협력 가능 분야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회담의 초점이 양국의 협력에 맞춰졌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당국자는 "이번 회담의 주목적은 솔직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며, 목표는 세부 사항을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고위급 수준에서 대화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라면서 "열린 대화를 이어가며 (양국 관계에) 책임을 지고 (양국의) 경쟁이 의도하지 않은 충돌로 바뀌는 일을 방지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역사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교전 상태이거나 대립하고 있는 이분법적 가정이 더는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미국)은 (중국과) 다면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다면적으로 접근할 뿐, (대결 상태로 보이는) 양자 관계는 대중 정책 중 한 조각에 불과하다"고도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를 부정한 것이다.
"新냉전 초기 신호?"...미·중 관계 '악화', 부정적 전망 잇달아
다만, 서방 외신들은 셔먼 부장관의 방중으로도 양국의 관계가 개선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톈진 회담은 점점 더 호전적으로 흘러가는 양국의 관계가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중국 당국은 '태도를 바꾸라'는 미국의 압력에 저항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신문은 일부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오는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양자 회담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겉으로는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대만에서의 군사 갈등 고조와 미국 주도의 비공식 대중 안보·군사협의체인 쿼드(QUAD)의 제도화를 우려하면서 실제로는 미국에 맞설 만한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관측이다.
CNBC는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최근 중국 당국의 시장 규제 행보가 (미·중) 냉전의 초기 단계를 알리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회장을 역임한 로치 교수는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중국·아시아 경제 전문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중국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으로 생각해왔지만, 최근 중국 당국의 행보는 매우 불안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직접 거래하지 않더라도 거의 모든 것은 국제 공급망을 통하기 때문에, 미·중 관계 냉각은 미국 기업뿐 아니라 투자자에게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한편, 미국 CNN은 시 주석 집권 이래 권위주의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스스로 화를 자초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정치 엘리트 집단이 시 주석과 중국 공산당을 하나로 묶어 중국 사회의 중심으로 불러왔지만,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최대 위협이 됐다는 주장이다.
중국 당국이 집단지도체제를 버리고 시 주석의 1인 지도 체제를 확립하면서 △국제적 고립 △정상적 정당 구조의 붕괴 △권력 집중화에 따른 후계자 부재 등의 위험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미국 외교·안보 수장이 각각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에 나서는 것 역시 중국 견제를 위한 전략 구축의 일환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조만간 싱가포르와 베트남, 필리핀을 방문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오는 26~29일 인도와 쿠웨이트를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