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기도 6억원 이하 아파트, 반년새 86만 가구 증발
2021-07-26 15:04
전체 조사 대상 아파트 중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율 74%->38% 반토막
올해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률 15.42%, 서울 상승률 8.09% 상회
올해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률 15.42%, 서울 상승률 8.09% 상회
올해 들어 경기도에서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수가 86만 가구 이상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매·전셋값의 상승세로 실수요자들이 서울 밖으로 밀려나면서 경기도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가 경기도 아파트 시세를 집계한 결과, 올해 1월 8일 158만5가구에 달했던 경기도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지난달 25일 기준 71만7977가구로 줄었다. 약 6개월 만에 6억원 이하 아파트가 86만2028가구 줄어든 것이다.
전체 조사 대상 아파트 중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도 74.05%에서 절반 수준인 38.58%로 줄었다. 6억원은 비교적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보금자리론, 주택담보대출 등의 기준 금액이다.
서울과 비교해 안정적이던 경기도 아파트값도 올해 들어 급등세를 타고 있다. KB부동산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는 2017년 1.41%, 2018년엔 3.66% 올랐으며, 2019년에는 오히려 0.03% 내렸다. 반면 서울은 2017년 5.25%, 2018년 12.3%, 2019년에는 2.92% 상승하며 각 기간 동안 경기도 집값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경기도 아파트는 작년 12.66% 급등하며 서울 아파트 상승률(12.32%)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7월까지는 서울 아파트가 8.09% 오르는 동안 경기도 아파트는 15.42% 오르며 상승률이 더 높았다. 평균 가격을 보면 경기도 아파트는 올해 1월 4억6616만 원에서 이달 5억4437만원으로 8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윤지해 연구원은 "내 집 마련 수요가 비싼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동하면서 올해는 수도권이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주택자 대출 규제 완화 등이 경기도 집값 상승을 가속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도 "서울 집값·전셋값 상승 때문에 '집을 사야 한다'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며 "최근 대중교통 발달로 서울까지 이동하기도 쉬워지며 경기도 등 수도권에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서울에 인접한 수도권은 서울과 '가격 키 맞추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GTX 등 교통 호재 등이 있어 집값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